[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교육과정 내 출제 등을 언급하며 ‘쉬운 수능’을 주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른바 ‘일타’ 강사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수학 과목 일타강사 현우진씨. (사진=현우진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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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학원가에 따르면 일타 강사들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능 관련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성급하게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험생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교육개혁 관련 업무보고를 한 뒤 가진 브리핑에서 “변별력을 갖추되 학교 수업만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하고 학교 수업에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윤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수능 난이도가 쉬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대통령실과 교육부는 자료를 수정해 “쉬운 수능을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 편인 점을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혼선에 수학 강사 현우진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관련 보도 사진을 올리며 “애들만 불쌍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것이냐”며 “지금의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 하나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대로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험생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모든 상황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현씨는 “6월 모평·9월 모평·수능은 독립시행이고 앞으로 어떤 난이도로 출제될지 종잡을 수 없으니 모든 시나리오를 다 대비하는 수 밖에 없다”며 “EBS 교재를 꼭 챙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역사 강사 이다지씨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학교마다, 교사마다 가르치는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다”며 “그럼에도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니 9월 모평이나 수능이 어떻게 될지 더욱 더 미지수”라고 말했다.
사회문화 강사 윤성훈씨는 “정치색 싹 빼고 한말씀 드리자면 ‘누구나 쉽게 맞출 수 있게’와 ‘공정한 변별’의 조화가 쉬운일이라면 여태 왜 안했겠냐”며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대통령의 즉흥발언으로 모두가 멘붕(멘탈붕괴) 상태다. 대통령의 발언은 신중하고 최종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