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전매체, 러시아어·중국어 홍보영상 잇달아 공개

농장·의류전시 선전…신냉전 기류에 중·러와 밀착
전문가 “농업·경공업 분야 협력 강화 의도”
의류 영상 제작, 해외시장 내세울 수준 과시
  • 등록 2023-05-21 오전 9:59:13

    수정 2023-05-21 오전 9:59:13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북한 선전매체가 러시아어와 중국어판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외홍보에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가 러시아어와 중국어판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외 홍보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21일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을 분석한 결과, 이 매체는 지난달 중순부터 러시아어와 중국어 버전의 영상(화면편집물)을 여러 편 올렸다.

러시아어판은 ‘봄의 속삭임’(4월 24일)을 시작으로 ‘풀색 향기에 취하여’(4월 30일), ‘용솟는 젊은 힘’(5월 5일), ‘창조하며 향유하는 문명’(5월 9일), ‘자랑 많은 미곡’(5월 12일)이 게재됐다.

또 중국어판은 ‘날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지난 13일 공개됐다.

진행자들은 2~4분 길이 영상에서 유창한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북한의 면면을 소개했고, 내용에 따라 한글이나 해당 외국어 자막이 붙었다.

러시아어 영상 ‘자랑 많은 미곡’은 식량 증산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받는 사리원시 ‘미곡농장’의 성과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또한 중국어 영상 ‘날개’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봄철여성옷전시회-2023’을 현장 취재한 내용을 담았다. 의류 영상 화보와 행사장 풍경, 관람객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각 영상은 ‘조선의오늘’을 운영하는 ‘평양모란봉편집사’ 명칭 및 홈페이지 주소로 마무리된다.

북한은 그동안 때때로 유튜브 등을 통해 영어판 홍보 영상을 공개해왔지만,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영상을 제작해 선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근래 ‘신냉전’ 기류에서 중·러와 밀착하는 가운데 양국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 중 하나로 풀이된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이 중·러와 밀착하는 상황에, 김정은 정권이 중시하는 농업이나 경공업 분야에서 두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특히 의류 관련 중국어판 영상을 제작한 것은 북한 상품의 수준이 이제 해외시장에 내세울 수준이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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