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서 사라진 '임창정'?...검찰 수사 불가피

  • 등록 2023-05-16 오전 7:41:31

    수정 2023-05-16 오전 7:41:3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폭락 사태에 휘말린 가수 임창정 씨 이름이 음식점 간판에서 내려갔다.

최근 온라인에는 ‘임창정 프랜차이즈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한 삼겹살 구이집이 간판에서 ‘임창정’을 떼고 지역명으로 대체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음식점은 원래 지역명으로 운영해왔으나 2021년께 ‘임창정’으로 바꾸며 프랜이즈 가맹점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간판을 바꾼 곳은 일부일 뿐, 대부분 매장이 임 씨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 가수 임창정 씨(사진=로이터, 이데일리)
프랜차이즈 음식점뿐만 아니라 자신의 히트곡 제목을 딴 프랜차이즈 주점 등을 확장하며 요식업계 CEO로도 활동한 임 씨가 SG 증권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가맹점주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선 임 씨 논란 관련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사단계니까 지켜보자”는 댓글도 이어졌다.

앞서 임 씨와 손을 잡고 소주 브랜드 ‘소주한잔’을 선보였던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2월 출시한 ‘소주한잔’은 임 씨가 원재료와 병 디자인을 선정하는 데 참여했다. 출시 한 달 만에 초도물량 10만 개가 모두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임 씨 의혹이 불거지자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으로 이어졌다.

SG 증권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9일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와 최측근 변모 씨, 안모 씨 등 3명을 체포했다.

라 대표에게 3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임 씨는 ‘자신도 60억 대 빚더미에 오른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그러나 라 대표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일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영상이 공개되자, 행사 참석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행사 분위기를 띄우려 발언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라 대표에 투자를 일임했다가 폭락 사태로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를 대리해서 라 대표 등을 검찰에 고소한 공형진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임 씨의 역할에 대해 “투자 유치에 동원된 연예인”이라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부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난 3일 YTN 뉴스N이슈에서 말했다.

공 변호사는 ‘고소장에 임 씨도 가해자로 담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휴대전화를 맡기면서 투자한 사람들 중에는 전반적으로 개입된 임 씨 같은 분도 계시고, 그렇지 않고 오히려 라덕연 주범들의 범죄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강한 분들로 나눠진다”라고 답했다.

임 씨의 법적 문제 가능성에 대해선 “수사를 더 해서 가담 경위나 통정매매에 대한 인식을 밝혀야겠지만 일반적인 투자자하고는 분명히 다른 측면이 있어서 수사 초점도 그쪽으로 맞춰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은 라 대표 등 핵심 3인방을 구속한 데 이어 대규모로 투자자를 모집한 세력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선상에 올라온 임 씨의 소환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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