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이 43억3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조1094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매출 19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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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는 2009년 3세대 상피세포증식인자(EGFR) 억제제를 찾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결국 2012년 타그리소를 경구형 약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4년 4월 타그리소의 임상 1상 결과가 나왔고,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 약물을 혁신치료제로 지정했다.
FDA는 2015년 11월 가속 심사에 따라 EGFR T790M 돌연변이가 나타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품목 허가했다. 이듬해인 2016년 유럽의약품청(EM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같은 적응증으로 이 약물을 판매 승인했다.
적응증의 내용처럼 의사는 타그리소 처방 전에 유전자 검사를 통한 EGFR 유전자 내 돌연변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또 환자는 경구형 제제인 타그리소를 부수거나 씹지 말고 삼켜야 효과가 있다.
또 타그리소는 CYP3A4 및 CYP3A5 등 두 효소에 의한 체내 대사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효소를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는 항생제 맟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 등과 타그리소를 함께 처방하면 안 된다. 여기에는 이트라코나졸(항진균제), 리팜피신(항진균제), 페니토인 및 카바마제핀(항경련제), 로수바스타틴 및 심바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지난해 이 시장에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추가로 등장했다. 렉라자는 오스코텍(039200)이 미국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 제노스코가 개발해 유한양행(000100)과 미국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2021년 1월 식약처로부터 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렉라자의 판매 승인받았다.
렉라자가 같은 해 7월부터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돼 해당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게 됐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급여 등재 이후 지난해 하반기 렉라자의 매출액은 총 41억원으로 국산 항암 신약 중 같은 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렉라자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타그리소의 시장 점유율을 빼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유한양행과 얀센은 공동으로 10여 개 국에서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렉라자 단독임상은 물론 얀센이 가진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과 렉라자를 병용임상 등이 두루 포함됐다. 양 사가 렉라자 관련 병용임상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진입 등 상업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