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특사경’ 논의 내주 분수령

금융위 이달 11일까지 의견 수렴…"예산은 금감원 예비비서"
"금감원 ‘집무규칙’ 수정하되 예산 확대 두고 담판할 것" 전망도
  • 등록 2019-06-05 오전 6:10:00

    수정 2019-06-05 오전 8:28:47

지난 3월20일 개봉한 영화 ‘돈’ 포스터. 작전세력과 이들을 추적하는 금융감독원 직원과의 쫓고 쫓기는 내용을 담았다.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출범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다음 주 가 특사경 출범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위와 금감원이 예산과 업무범위, 조직 명칭 등을 둘러싸고 꽉 막힌 대화를 이어온 만큼 특사경 의견수렴 기간이 끝나는 내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뜨거운 감자 ‘집무규칙’…합의점 찾을 듯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4일 “이달 11일까지 특사경 출범을 위한 의견을 수렴한다”며 “의견 수렴이 끝나면 곧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사경 출범을 마냥 늦출 수는 없지 않겠냐”며 “금감원에 집무규칙 등에 대한 수정을 요청했고 의견수렴 기간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제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특사경 출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집무규칙에 대해 금융위와 금감원이 한발씩 물러서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사경 출범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국회에서 받고 있어 양측이 출범에 초점을 맞춰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도 특사경 출범과 관련해 임직원에게 ‘출범’에 의의를 두고 세부적인 부분은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후 협의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초 특사경의 수사 범위를 증선위원장이 정하는 긴급조치(Fast-Track·패스트트랙) 사건으로 한정하기로 하고 정보차단 장치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 개정안을 금융위가 의결했는데 지난달 22일 금감원이 기습적으로 인지 수사 내용을 담은 ‘특별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의 제·개정을 예고해 지금까지 논의가 평행선을 달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에서 특사경 활동범위를 증선위가 정한 패스트트랙 사건에 한정하기로 한 데 대해 시정 공문을 금감원에 보낸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일정 수준에서 받아들일 것”이라며 “금감원은 명칭이나 예산 부분에서 실리를 챙기려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산 편성, 금감원 예비비 사용 확정

특사경 예산 편성은 금감원 예비비 사용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앞서 특사경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약 7억원 안팎의 추경예산 편성을 금융위에 요청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추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추경을 편성하려면 국가재정법상 대규모 자연재해나 대량실업발생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특사경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해당 부서에서 특사경과 검찰 간 사법행정시스템 연동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구축과 디지털 포렌식 장비 마련 등에 필요한 예산 내용을 받았다”며 “금감원이 애초 요청한 추경은 편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예비비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위는 매년 특사경 활동에 대한 평가를 통해 다른 분야의 특사경 수준으로 예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감원 예산에 편성한 예비비는 현재 9억원 남짓이다. 특사경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현재 7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앞으로 예산 편성 시 예비비 확대 안을 금융위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집무규칙을 수정하되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금융위와 담판지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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