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탓에…" 골드만삭스, 암호화폐 투자 계획 일단 접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내부 소식통 인용 `계획보류` 보도
"완전한 철회 아냐, 상황따라 트레이딩데스크 설치 가능"
기관투자가 대상 암호화폐 수탁서비스는 지속 추진
  • 등록 2018-09-06 오전 6:41:43

    수정 2018-09-06 오전 7:13:5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암호화폐시장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내 규제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당분간 암호화폐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골드만삭스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월가 최초의 암호화폐 전문 트레이딩 데스크 설치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내 규제 여건을 감안한 것으로, 암호화폐시장은 여전히 규제의 회색지대로 놓여 있는 상태다. 다만 암호화폐 트레이딩 데스크가 최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일 뿐 골드만삭스가 이같은 계획을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언제든 트레이딩 데스크를 개설할 준비는 돼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 전문 트레이더인 저스틴 슈미트를 유가증권본부내 디지털자산시장부문 대표(부사장)로 영입한 바 있다. 슈미트 대표는 MIT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트레이딩 전문회사인 월드퀀트와 LMR파트너스, 세븐에잇캐피털 등에서 퀀트 운용을 전문으로 했고 지난해부터는 암호화폐 운용에 집중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미트 대표 영입으로 골드만삭스가 월가에서는 최초로 암호화폐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트레이딩 데스크를 설치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었다. 당시 티파니 갤빈 코엔 골드만삭스 대변인도 “다양한 디지털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에 부응해 어떻게 하면 이 분야에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나 서비스 제공여부를 최종적으로 결론내진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지난해 12월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하자 모건스탠리와 함께 청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골드만삭스가 투자하고 있는 스타트업인 서클(Circle)이 4억달러(원화 약 4290억원)를 들여 미국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폴로닉스(Poloniex)를 인수한 바 있다.

한편 암호화폐 트레이딩 데스크 설치 계획이 보류된 가운데서도 골드만삭스가 함께 추진했던 암호화폐 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을 주로 상대로 하는 암호화폐 수탁(custody)서비스는 여전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골드만삭스가 크립토 펀드를 위한 암호화폐 수탁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암호화 자산을 콜드 스토리지에 안전하게 저장, 보관할 수 있고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운용 보고를 수월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그동안 헤지펀드나 벤처캐피털, 자산운용사 등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자 해도 이같은 포트폴리오 관리에 어려움을 느껴 참여를 꺼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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