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대가 삼고초려, AI 박사 스카우트…은행 ‘IT 인재’ 유치전

하나, 김정한 삼성전자 연구원
신한, 장현기 서울대박사 영입
우리, IT 신입 비율 20% 상회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 차원
IT부문 인력 잇따라 중용·충원
  • 등록 2018-04-11 오전 6:00:00

    수정 2018-04-11 오전 10:07:58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 개발자, 인공지능(AI) 전문가, 사용자 환경(UI)·사용자 경험(UX) 랩장….’ 구글·애플·삼성전자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근무할 것 같은 이들의 일터는 모두 은행이다.

시중은행들이 IT 인재 쟁탈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AI·빅데이터·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등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여기에 출범 1주년이 된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몰고 온 핀테크 혁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도 깔려 있다.

김정한 하나금융티아이 부사장은 10일 최고 대우를 받는 세계적 IT 기업에서 국내 금융사로 이직한 동기와 관련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으로 올 때도 그랬고 삼성전자에서 하나금융그룹으로 옮길 때도 마찬가지”라며 “샌 디스크가 1위를 독점하던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를 토대로 글로벌 1등이 되는데 기여한 것처럼 금융이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시야로 한국의 금융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겁 없이 한계를 깨고 신(新)산업 토양과 기반을 닦으며 사람을 키우는 개척자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생각이다.

하나금융, ‘DT랩’ 13명 보강…연말까지 30명 확대

지난해 12월 하나금융지주는 그룹 전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총괄하는 ‘DT 랩(Digital Transformation Lab)’을 신설하고, ‘DT 랩’ 운영을 위해 소프트웨어 최고 전문가인 김정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전무)을 DT 랩 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Chief Technology Officer)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실리콘밸리에서 필립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후 2003년 초 삼성전자 D-TV 개발팀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해 2015년까지 10년간 임원을 지내며 메모리 사업부, 시스템 LSI 사업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끌었다. 김 부사장을 영입하고자 김정태 회장이 직접 삼고초려했다는 후문이다.

하나금융은 ‘DT 랩’ 인원을 현재 17명에서 올해 연말까지 30명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DT 랩’은 석·박사급 팀장과 연구원, 자문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6월 삼성전자 출신 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서울대 물리학)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장현기 본부장은 SK C&C의 AI 핵심부서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팀장으로 AI 플랫폼 ‘에이브릴’을 만들었다. 한국IBM 재직 당시 유비쿼터스 컴퓨팅 연구소에서 모바일 솔루션팀을 맡아 IBM의 모바일 전사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설계했으며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 ‘바다’를 내놓기도 했다.

이택헌 신한은행 디지털채널본부 UI·UX 랩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팀에서 근무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쏠(SOL)’뱅크 UI 및 UX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초 다국적 경영 컨설팅회사 ‘베인 앤 컴퍼니’ 금융부문 대표였던 조영서 신한금융 디지털전략본부장을 스카우트했다. 조 본부장은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비즈니스 모델을 창안한 장본인이다. 조 본부장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외부 영입사례’ 1호다. 박승택 신한카드 AI 랩장은 카카오 출신이기도 하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국민銀, 디지털그룹 ‘7부서’ 개편…14명 전문직 채용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회사인 KB국민은행 역시 디지털관련 그룹을 6개 부서에서 7개 부서로 개편했다. 지난해 말 디지털그룹 내에는 14명의 디지털 전문 직원들을 모셨다. 7명은 디지털 전문직무직원이고 7명은 경력직 신입행원으로 채용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은행 안에 또 다른 은행(Bank in Bank)’인 ‘디지털뱅크’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핵심 전략이자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에는 KB금융지주가 네이버 금융콘텐츠 매니저이던 조재형 팀장을 ‘KB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 유닛(Unit)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1월 핀테크 지원 중심에서 신기술 인큐베이션(Incubation) 프로세스 전담조직으로 확장된 ‘KB Innovation HUB’는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과 협업해 AI·블록체인·IoT·오픈 API 등 다양한 융·복합 기술을 ‘금융 비즈니스화’하는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같은 해 8월에는 KB Innovation HUB를 명동에서 강남구 신논현으로 이전하고 공간도 200평으로 넓혔다.

케이뱅크 주주사인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신입행원 채용 때 IT 부문을 신설한 이래 최근 3년간 공채에서 디지털 채용 인원 비율이 20%를 상회하고 있다. 2015년 신규채용 250명 가운데 60명(24%)이 IT 인력이었다. 2016년에는 150명 중 30명(20%), 2017년에는 400명 중 89명(22.5%)을 각각 디지털 인재에 안배했다. 경력직 IT 부분 입사자도 2015년 11명, 2016년 12명, 2017년 37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월 23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신입행원 350명 중 30명을 IT 직군에 배정해 10%가량을 디지털 금융 전문가 양성을 목표한 직원으로 뽑았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으로 대규모 성과급이 지급되는 삼성전자와 비교해도 성과급 부분만을 빼면 시중은행 급여가 삼성전자에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처우 및 복지 등 전반적인 근무 환경과 좋은 조건의 특별퇴직금까지 따져보면 은행은 아직도 일반 제조기업에 비해 양질의 직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시중은행의 ‘IT·모바일 귀재 모시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용어설명 :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

일반 PC를 제외한 각종 전자제품, 정보통신기기 등에 설치된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미리 정해진 특정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내장시킨 시스템을 임베디드 시스템이라 부르고 여기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라고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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