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제임스 최 호주대사<上>"닮은꼴 韓·濠, 협력증진 적기"

원자재 외에도 서비스업 등 한-호 협력 분야 무궁무진
아시아 평화와 번영, 호주 이익과 직결..北문제 목소리 낼것
  • 등록 2017-07-03 오전 6:10:00

    수정 2017-07-03 오전 6:10:00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한국과 호주는 미국과 정치·군사 동맹인 동시에 경제적 측면에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 정말 닮아 있다. 두 강국 사이에서 슬기롭게 외교를 펼쳐 최대한 실리를 취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이 숙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비슷한 처지에 있는 호주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정부의 성공적인 외교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일 서울 종로구 주한 호주대사관 집무실에서 만난 제임스 최(47) 호주 대사는 의욕에 가득차 있었다. 네 살 때 부모를 따라 호주로 이민 간 뒤 양국 수교 이래 첫 한국계 대사로 부임한 그는 모국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남다르다. 최 대사는 “한국에 대사로 부임한지 6개월 정도 됐는데 그 사이에 대통령 탄핵, 새로운 정부 출범 등 아주 중요하고도 깜짝 놀랄만한 일들이 진행됐고 북한은 빈번하게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 한국의 정치경제 정책을 이해하고 한국과 호주간 관계 증진에 어떻게 적용할지 구상하느라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임후 처음 맞는 이번 여름휴가까지 반납했다고 귀띔했다.

호주의 미래는 亞에…한·호 협력증대 가교

그의 최우선 과제는 이처럼 한국과 호주간 경제 및 군사 협력 강화에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이 양국 관계를 격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봤다. 최 대사는 “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아시아에서 외교 다변화를 강조하며 중국, 일본 뿐 아니라 호주에도 처음으로 특사를 파견했다”며 “호주는 꽤 오랫동안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왔고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드디어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하면 자원·에너지 산업, 농업 등이 많이 알려져 있고 한국으로의 수출도 이 분야에 집중돼 있지만 이들이 호주 경제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오히려 서비스업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증진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 대사는 “교육 관광 헬스케어 등 서비스산업이 호주 경제의 75%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금융자산 관리 및 투자, 회계 및 법률서비스 분야는 전세계 시장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호주 호텔 서비스업도 독보적이다.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JW메리어트 동대문, 인터컨티넨탈 서울 등 한국의 최고급 호텔 지배인이 모두 다 호주 출신인 건 다들 잘 모른다”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어 “미국, 영국이 호주의 오랜 동맹이지만 호주의 미래는 아시아에 있다고 본다”며 “특히 이들 서비스 분야에서 한-호 협력이 크게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호주에 의존하고 있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신재생· 청정에너지를 더 많이 개발하고 사용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호 협력 전망에 대해 낙관했다. 그는 “우선 정책라는 게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이 호주 화석연료 수입이나 사용을 바로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치면서 “호주가 글로벌 기후변화 협약을 지지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화나 글로벌 청정에너지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이미 한-호주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양한 기술 발전과 더불어 경제가 성숙해지면서 앞으로 협력하는 부문이나 비중에는 조금씩 변화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한-호 협력의 크기가 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낙관했다.

北 문제는 모두의 문제…호주 역할 강화할 것

최 대사는 아울러 호주가 아시아의 주요 국가로 거듭나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 전체의 번영과 안정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 호주가 꾸준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호주 제1의 교역국이고 한국은 4위, 일본은 3위”라며 “결국 한반도와 아시아지역의 안정과 번영이 호주의 경제성장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문제에도 호주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며 “남한은 물론 북한 주재 비상임 대사까지 맡고 있는 만큼 한반도 긴장 상황이 완화되면 북한을 방문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살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 대사는 계속되는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한·미·중·일 대북 전략 실패라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북한 문제에 대한 수많은 국제사회의 논의, 그리고 협상의 결과물들도 있는 만큼 북한 문제는 해결 과정에 있는 셈”이라며 “중요한 것은 북한에 무력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강력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국가로 이끌어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물론 북한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도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한국 외교에 대해 조언도 빼 놓지 않았다. 그는 “외교관 동료들은 물론 지인들을 만날 때 꼭 조선 유학자 류성룡이 쓴 징비록을 읽어보라고 권한다”며 “임진왜란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전쟁을 겪지 않기 위한 대비와 고찰을 담았는데 일본과 중국 등 대국 관계에서 한국이 어떤 외교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 오늘날에도 주는 교훈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어로 된 징비록을 읽다가 내용이 꽤 어려워 중단하고 영어로 번역서를 읽었다는 그는 “그 책을 읽고 감동을 너무 크게 받아서 류성룡의 고향인 안동을 꼭 방문해보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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