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BoA 살려냈던` 워런버핏, 또 부실은행 `백기사` 나섰다

`유동성 위기` 加홈캐피탈그룹 지분 인수-자금지원
버핏 "모기지시장 선도적 지위…매력적 투자처"
골드만삭스-BoA-GE 이어 네번째
  • 등록 2017-06-23 오전 7:15:41

    수정 2017-06-23 오전 7:15:4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또다시 대형 은행을 구제하는 구원투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그는 앞서 금융위기 하에서 위태로웠던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을 지원하며 이들을 회생시키는데 일등공신이 된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최대 모기지대출 은행 중 하나인 홈캐피탈그룹이 회사 지분 38%를 버핏이 이끌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험사업부문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격도 3억~4억캐나다달러 수준으로 시가대비 큰 폭의 할인률을 적용한 수준이었다. 아울러 버크셔측은 9% 금리에 20억캐나다달러에 이르는 자금도 홈캐피탈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 자금을 활용해 홈캐피탈측은 기존에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20억캐나다달러의 은행권 크레딧라인(신용공여 한도) 대출을 갚을 계획이다.

홈캐피탈그룹은 브로커가 개입된 대출 사기 사건으로 인해 규제당국으로부터 제소됐다. 은행측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불안감을 느낀 예금자들이 앞다퉈 예금을 인출했고 그로 인해 유동성 부족에 시달려왔다. 다른 금융회사들도 자금 지원을 꺼리는 상황에서 버핏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것. 버크셔 해서웨이 보험사업부문은 지난 3월말 현재 84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브렌다 J. 에프릴 홈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지분 매각이 확정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몇몇 회사들로부터 자금 지원 제안을 받았지만 버핏 회장의 제안이 가장 매력적이었다”며 “올바른 파트너와 올바른 거래를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버핏과의) 거래가 우리 회사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버핏 회장도 “홈캐피탈은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고 모기지대출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분야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 회장은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질 때 800번 전화(=미국 수신자부담 전화번호)가 될 것”이라며 “만약 며칠간 다우지수가 하루에 1000 포인트씩 하락하는 날이 온다면 그 파도가 지나간 뒤 벌거벗겨진 채 수영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그가 지원의 손길을 뻗었던 골드만삭스나 GE, BoA처럼 위기에 처한 기업을 돕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버핏은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 GE에 30억달러를 선뜻 빌려줬고 그로부터 3년 뒤 BoA에도 50억달러를 투자했었다. 그리고 이 투자를 통해 막대한 차익도 실현했다. 버핏은 “다른 모두가 탐욕을 가질 때 두려워 해야 한다. 반면 모두가 두려워할 때엔 탐욕을 가져라”라고도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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