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객 없는 공연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
최근 출범한 현대무용협동조합(COOP_CODA)의 초대 이사장을 맡은 김성한 세컨드네이처 컴퍼니 단장의 일갈이다.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 아트센터에서 현대무용협동조합의 창립식 및 창립총회를 열었다. 현대무용 단체 10곳이 힘을 합쳤다. 이들이 뭉친 이유는 분명했다. “관객이 없는 공연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민간단체들은 힘들게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이 이들이 느낀 현실이다. 반면, 국립무영단·국립발레단·국립현대무용단 등 국립 단체의 무용 공연은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 무용계는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많은 대학 무용과를 갖고 있지만 정작 무용과를 나온 학생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기 힘들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레슨 이외에는 살아가기 힘든 열악한 무용계에 대한 대안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열악함이 무용계를 뭉치게 만들어
개성이 뚜렷해 협동보다 자체적인 활동에 집중했던 현대무용 단체들이 하나의 뜻으로 뭉친 것도 이례적이다. 김 이사장은 “현대무용은 자기 철학이 강한 외곬의 측면이 있어서 각 단체 대표끼리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이렇게 공동의 목표 아래 10개 팀이 함께 협동조합을 창립하게 된 것이 가슴 뭉클하다”고 말했다.
|
◇올해 9월부터 창단 공연 시작
현대무용협동조합은 지난 2월 김 이사장과 황미숙 파사 무용단 단장이 주축이 돼 설립 논의를 시작했다. 약 2개월간 현대무용 단체를 만나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총 10개 무용단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파사무용단·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를 비롯해 트러스트 무용단·더바디 댄스 컴퍼니·로댄스 프로젝트·오! 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EDx2 무용단·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고블린파티·STL 아트 프로젝트 등이다.
오! 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의 밝넝쿨 단장은 “협동조합이 무용인들이 예술적인 작업만 하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허용 기획담당은 “협동조합의 가치에 공감하며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대무용협동조합은 오는 9월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대중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발레STP협동조합과도 함께 협력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대중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용인으로서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협동조합을 통해 많은 변화를 추구할테니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고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