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브리핑]190조 유럽 성장협약 효과는?

  • 등록 2012-06-25 오전 8:45:15

    수정 2012-06-25 오전 8:45:15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이목이 쏠렸던 유럽 4개국 정상회의에서 유럽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1300억유로(한화 약 190조원) 규모의 성장협약에 합의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유럽 은행 대출에 대한 담보 조건을 낮추는 등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25일 채권시장은 대외 여건을 반영해 약세(채권 금리 상승) 흐름을 예상한다. 지난 주말 ECB는 기존까지 신용등급 `A-` 이상으로 제한해온 자산담보증권(ABS)의 담보 자격요건을 `BBB-`로 낮추기로 했다. 위험수위인 7%대를 넘나들던 스페인의 국채금리는 6.3%대로 떨어졌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5bp 오른 1.67%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유럽 4개국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성장협약 합의라는 결과 도출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채권 금리가 상승할 전망이다. 국채선물시장 역시 약세출발이 예상되며 외국인의 매도 레벨로 여겨지는 20일 이동평균선인 104.65 하향 돌파 시도를 예상한다.

지난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강도가 약해진 가운데 기술적인 차익 실현 물량의 출회 가능성이 있다. 만약 국내 증시가 급등세를 연출해 20일 이평선이 깨진다면 선물 값은 104.50대에서 종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국채선물 값의 개장가와 종가가 같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특별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럽 4개국 정상회의에서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한 결과물을 내놓은 만큼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 쪽으로 방향성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내적으로 오는 28일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정부의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하향수정이 예상되고, 오는 29일 5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세계 경기 회복 지연을 반영할 것으로 보여 채권 금리의 상승은 일정부분 제한될 수도 있다. 국채현물시장에서 보험사와 연기금 등 금리가 오르기만 하면 국채를 사겠다는 수요도 대기하고 있는 점도 이를 거들 전망이다.

채권시장 내에서 그리스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그리스 연립정부가 구성됐지만, 정부에서 요구하는 긴축 재협상 범위가 애초 시리자에서 주장했던 점과 유사한 범위라면 다른 유럽 국가와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번주 채권시장은 간밤 대외 재료들에 따라 변동성을 키우며 오는 28일부터 29일 양일간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촉각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날 경기도시공사와 예금보험공사는 각각 1700억원, 3000억원 규모로 공사채 입찰을 한다. 한국은행은 1조와 1조2000억원 규모로 통안채 1년과 91일물 입찰을 하고, 7500억원 규모로 정부의 20년물 국채 입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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