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시장 `모기지론`, `국·공유지 투자`

장기 분할 납부, 초기 투자자금 적어 `투자메리트`
무허가 대장 등재, 구역지정 여부 반드시 확인해야
  • 등록 2004-06-23 오전 8:50:01

    수정 2004-06-23 오전 8:50:01

[edaily 윤진섭기자] 20년 동안 집값은 분할 해 납부하는 장기 주택담보 대출 `모기지론`. 재개발 시장에도 바로 모기지론과 닮은 투자처가 있다. 바로 국가나 공공기관이 소유한 재개발 구역 내 땅을 불하 받아 연리 4~5%에 20년 또는 15년 동안 땅값을 분할 해 납부하는 국·공유지 점유권 매입 투자이다. 23일 재개발 전문 중개업소에 따르면 장기 보유하면서 초기 투자자금을 줄이고, 주변 시세보다 낮게 재개발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라면 `국·공유지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국공유지 점유권 투자란? = 국·공유지 점유권 투자란 재개발 구역 내 국가소유나 공공기관 소유땅에 무허가로 지어 놓은 건물 중 해당구청의 무허가건축물 관리대장에 올라 있는 건물의 소유권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 무허가여서 불법이지만 구청 건축물 무허가 건축물 관리 대장에 올라 있으면 점유권을 인정,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조합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소유권이 투자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 재개발 구역 내 사(私)유지를 매입해 재개발 조합원 자격을 사는 것보다 초기 투자자금이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막 사업이 시작된 단계의 국, 공유지는 사유지에 비해 싸, 투자 수익이 큰 곳도 있다. 재개발이 이뤄지면 국공유지를 매입한 사람은 감정평가를 통해 책정된 점유권 불하대금을 국가나 공공기관, 서울시 등에 따로 납부해야 한다. 그동안 점유했던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서 아파트 입주권을 얻도록 허락하는 대신 사용 대금을 내라는 것. 국공유지 투자의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때 불하대금은 장기분할납부 방식으로 이뤄진다. 계약금 10%를 내고, 나머지는 국유지의 경우엔 연 5%에 15년 분할 납부, 시유지는 연 4%에 20년 동안 나눠서 내면 된다. 예컨대 시유지 납부금액이 1억원이며, 계약금으로 1000만원을 내고 9000만원은 20년 동안 매년 원금 450만원에 이자 18만원을 내는 식이다. 금액은 감정평가금액으로 정해진다. 2개의 감정평가기관에서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한 값이 금액이 된다. ◇ 국공유지 투자 메리트 있나?= 조합설립인가까지 마무리된 성북구 월곡 1구역 내 국, 공유지 투자의 사례를 예측해 보자. 현재 대우건설이 시공사인 2년 뒤에 사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점유면적 28평을 매입할 경우 32평형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투자자가 28평을 매입해 32평형 입주를 하기 위해선 초기 프리미엄과 건축비, 그리고 국가에 납부하는 분할 대금 등 총 3가지의 자금이 들어간다. 현재 월곡 1구역 28평 프리미엄은 9800만원. 여기에 추정건축비는 최근에 분양된 인근 월곡 S아파트의 30평형대 건축비 평당 267만원을 기준으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평당 300만원에 맞춰 계산하면 9600만원선이다. 문화재청 소유가 대다수인 월곡 1구역은 감정평가액을 추정해 국가에 불하 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현재 이 일대 공시지가는 평당 250만원으로 이를 근거로 불하대금을 추정할 경우 7000만원 정도가 된다. 결과적으로 28평형을 매입해 32평형으로 갈 경우 총 2억6400만원이 들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중 추정 분할 대금인 7000만원은 15년 동안 연 5%로 원금과 이자를 분할로 납부하기 때문에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이 일대 33평형 시세는 2억8000만~3억3000만원선이다. 반면 이미 사업단계가 빠른 지역은 국 공유지 역시 가격이 많이 올라 시세차익을 염두에 둔 투자는 매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 2구역은 30평형 입주가 가능한 국, 공유지 15평형의 프리미엄이 1억1000만원으로 사유지 프리미엄과 거의 비슷하다. 월곡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땅값을 분할 해 납부한다는 점이 매력일 뿐 시세차익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투자는 현 단계에선 곤란하다"고 조언할 정도다. ◇ 국·공유지 투자, `주의할 점도 많다`= 국,공유지 투자는 우선 재개발 사업 구역지정을 받는 곳에 있는 무허가 사유건물을 찾아야 한다. 구역지정을 받지 않은 곳에 있는 국, 공유지는 재개발이 추진되지 않으면 속칭 `물딱지(권리나 가치가 보장되지 않는 소유권)`가 되기 십상이다. 또 국·공유지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구청주택과에 들러 무허가 건물대장에 등재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대장에 등재되어 있어야만 점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 현장 확인도 중요하다. 길음동 좋은집공인 전재석 대표는 “설령 무허가 대장에 건물이 등재돼 있더라도, 한 지번에 여러건물이 점유하고 있거나 실제 점유면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현장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성북구 하월곡동 재개발 구역 모습> 국공유지를 구입한 다음에는 무허가건물대장의 명의를 변경해야 하고 재개발조합에 들러 조합원 명의도 바꾸어야 한다. 무허가건물대장을 바꿀 대는 매도용 임감증명서, 매수자 주민등록등 본, 매도자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야 한다. 사업시행인가가 떨어진 다음에 구입할 때는 무허가건물대장 명의변경을 한 다음 불하받은 토지에 대한 명의변경도 마쳐야 한다. 국, 공유지는 최초 매입자의 경우 1회에 한해 팔 수 있지만 2차 매입자가 다시 팔 경우엔 불하대금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 투자유망지역은 어디이고, 투자 포인트는? =국, 공유지가 많은 구역지정을 받은 재개발구역을 우선 찾아야 한다. 성북구 길음동과 금호동, 하월곡동, 은평구 갈현동 일대에 국, 공유지가 많다. 국, 공유지는 장기적으로 투자해놓고 입주를 노리는 실수요자들에게 유리하다. 국, 공유지는 최초 매입자의 경우 1회에 한해 거래가 가능하지만 2차 매입자가 되팔 경우 불하 대금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 결국 2~3회 거래가 힘들 수 있어 단기 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에겐 불리하다. 월곡동 한국공인 한진평 대표는 “조합설립인가를 받더라도 사업승인단계, 착공, 입주에 이르기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리므로 장기적인 투자대상으로 여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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