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당국, 스트레스완충자본규제 유예 검토

금감원 "BIS기준 지키며 재량권 범위 내 기준 조정 가능"
환율 10원오르면…금융지주 자기자본비율 최대 0.02%p↓
  • 등록 2024-12-15 오전 10:09:52

    수정 2024-12-15 오전 10:18:36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비상계엄 사태 후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금융당국이 스트레스완충자본규제 유예 등 자본 건전성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15일 “은행권의 여러 건의를 바탕으로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유예를 비롯해 건전성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을 지키면서도 국가별 재량권 범위에서 기준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4년12월13일자 탄핵 정국에…당국, 은행 '추가자본 적립' 유예 만지작 )

금융당국은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연말부터 17개 국내은행과 8개 은행지주회사에 대해 추가 자본인 스트레스완충자본 적립을 의무화할 계획이었다. 해당 규제는 스트레스테스트(위기상황분석) 결과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수준에 따라 최대 2.5%포인트까지 기존 최저자본 규제 비율에 더해 추가 자본을 적립하는 게 골자다.

지난 5월부터 1%로 상향 조정된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수준도 완화할 수 있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 팽창기 은행에 추가 자본을 0~0.25%까지 적립하도록 하고 신용경색 발생 시 자본 적립 의무를 완화해 이를 활용하는 제도를 뜻한다. 해당 방안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즉각 시행할 수 있다.

은행권은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자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14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자기자본비율이 약 0.01~0.02%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이 준수해야 하는 BIS 규제비율은 보통주자본 8%, 기본자본 9.5%, 총자본 11.5%다. 금융 체계상 중요한 은행(D-SIB)은 1%포인트를 가산해 총자본비율을 규제한다. 올 3분기 말 5대 시중은행의 총자본비율은 KB국민은행 16.75%, NH농협은행 16.16%, 신한은행 15.85%, 우리은행 15.63%, 하나은행 15.42%로 규제 비율을 3~4%포인트 웃돌았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경과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정기적으로 2년마다 경과조치를 신청할 수 있고 시장 변동이 클 때는 수시로 신청할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보험사 신청이 있을 시 적극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K-ICS 비율은 금리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금리 하락은 자본을 감소시켜 K-ICS 비율을 떨어뜨리는데 비상계엄 사태 후 금리 인하 경로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사들은 K-ICS 비율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경과조치는 보험사들의 장수·해지·사업비·재해리스크 등 요구자본 변동을 최장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식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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