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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특이한 것은 스위스에 거주하는 사람 10명 중 4명이 다른 나라에서 이주해온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이민 역사는 길고, 많은 이민자는 스위스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시계 산업은 16세기 프랑스 출신의 개신교도가 기반을 닦았고, 세계 최대의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19세기 독일 출신의 이민자가 일군 기업이다. 거대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의 현재 대표이사(CEO)는 인도 출신의 미국인이다.
많은 외국인이 스위스로 몰려드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스위스 경제가 좋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부족한 나라에 사람이 몰릴 수는 없다. 이와 더불어 스위스 정부의 사회 통합 노력, 차별이 심하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본다. 스위스는 2016년 외국인 정책의 근간이 되는 법의 명칭을 ‘외국인법’에서 ‘외국인 및 통합법’으로 변경하고, 외국인을 통합의 대상으로 분명하게 적시했다. 이 법에 근거하여 이민자에게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과 각종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이민자의 사회 통합 촉진에 있어 연방, 주정부(칸톤), 기초자치단체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한다. 이민자에게도 스위스의 헌법, 공공질서, 문화를 숙지하고 존중할 것을 요구하는 등 사회 통합을 위한 이민자 본인의 의지와 노력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스위스가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 통합을 수월하게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이민자 대다수가 유사한 문화를 공유해온 유럽 출신이라는 점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구 감소와 급격한 출생률 저하에 직면한 우리나라는 스위스의 사례로부터 어떠한 것을 얻을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