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거근증후군, 해부학적 요인으로 여성에서 30% 더 높게 발병

원인·증상 모호하지만 전기자극치료 근본치료에 가까워 … 골반저 강화가 핵심
  • 등록 2024-02-19 오전 8:12:07

    수정 2024-02-19 오전 8:12:0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항문거근증후군(肛門擧筋症候群, Levator Ani Syndrome)은 최근 관심이 높아진 항문질환이다. 변비나 치질과는 원인과 증상이 상당히 다르다. 이를 정식 병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견해도 많아 ‘항문불편감’ ‘만성직장통’ ‘미골통’ 정도로 호칭하기도 한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성인 10명 중 한두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하다. 항문거근은 두덩꼬리근(pubococcygeus), 엉덩꼬리근(iliococcygeus), 두덩곧창자근(puborectalis)의 세 가지 근육으로 구성돼 있으며, 골반저근(골반기저근, pelvic floor muscle)의 핵심 요소다.

골반저근은 항문과 골반 위의 장기를 지지하고 개폐를 조정한다. 골반저근의 핵심인 항문거근이 사소한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장기적으로 받게 되면서 항문의 불편감이나 통증을 유발하고, 배변 도중 또는 후에 묵직한 통증 및 잔변감, 잦은 변의감을 느끼게 한다. 기질적으로는 특별한 이상이 없어 내시경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진단될 성질의 질환도 아니다. 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어서 추정하는 정도다.

항문거근증후군 발병에 성별 차이는 조사된 바가 없다. 다만 해부학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의 골반저는 남성보다 넓다. 골반저는 창자, 방광, 요도, 항문 등을 떠받혀야 하는데 여성의 골반저는 남성에 없는 자궁과 질까지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여성의 골반저는 남성보다 더 넓지만 근육의 단위 길이가 짧다. 여성의 골반저근육 중 망울해면체근은 출산을 위해 좌우 두 갈래로 분리돼 있는 반면 남성은 든든한 두 개의 기둥에 의해 지탱된다. 이 때문에 여성의 망울해면체근은 bulbocavernosus muscle, 남성의 망울해면체근은 bulbospongiosus muscle로 따로 부르기도 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항문거근증후군의 남녀 유병률은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골반저질환의 전세계 남녀 유병률이 각각 5.7%, 7.4%인 것을 미뤄보면 항문거근증후군 유병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30%가량 높을 것으로 추산한다”며 “여성의 골반저근육은 해부학적으로 취약한데다 임신 및 출산으로 더욱 약해지기 쉬워 이것이 항문거근증후군을 초래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문거근증후군은 대장암과 같은 중증질환도 아니고, 치질처럼 출혈이나 종괴를 가진 것도 아니어서 비교적 가볍게 받아들여져 의사들 사이에서도 대수롭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환자들은 배변할 때 외에 평소에도 뻐근한 통증을 느낀다. 증상은 심한 변비와 비슷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항문에 무언가 끼어 있는 또는 밑이 빠질 것 같은 느낌, 잔변감,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나 병원이 의외로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치료한다고 알려진 병원을 가더라도 실제로는 치료법에 차이가 많고. 치료가 잘 안 된다고 환자들은 입을 모은다.

서구의 의사들도 주로 진통제, 근육이완제, 신경안정제, 항염제 등을 투여하면서 온수좌욕과 근육운동(바이오피드백, 케겔운동) 등을 권하는 수준이다. 외국에서는 특히 골반저근을 강화하는 근육운동을 강조하지만 따라 하기 힘든데다가 인내심이 부족한 한국 환자들의 특성상 순응도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심영기 원장은 “한국의 의료 여건을 감안할 때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며 “이 신치료는 일반 전기자극치료(TENS)보다 약 10배 높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이 주입시켜 약해진 항문거근에 전지자극을 가해 무력해진 근육세포를 부활시키고, 손상된 인접 신경의 회복을 촉진해 항문불편감과 통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항문거근증후군은 항문괄약근 중 최상부에 위치한, 골반저근의 핵심이 되는 항문거근의 약화에 의해 유발된다.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로 취약해진 골반저를 전기자극을 통해 원상 회복시키는 게 엘큐어리젠의 핵심 원리다.

심 원장은 “여성은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해 항문거근증후군으로 인한 불편감 중 항문통증보다는 ‘밑이 빠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이처럼 아직도 정립되지 않은 항문거근증후군 특유의 역학(疫學)과 모호한 개념을 정리해나가면서, 답답해하는 환자에게 다가가려는 소통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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