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ELS 발행시장도 눈치보기에 돌입함에 따라 금융투자상품 판매 수수료 위축에 따른 업황 부진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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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발행된 ELS는 380개 종목, 8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절반이 지났지만 12월 발행(891개, 1조8553억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ELS 발행은 금액 기준 작년 10월 2조9204억원까지 치솟았지만 11월 2조7755억원, 12월 1조8553억원으로 줄더니 현재 9000억원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원금 손실 우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ELS 발행 전반의 투자심리가 식었다고 평가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 “작년 2분기 발행한 홍콩H지수 ELS 중 일부는 4분기 조기상환에 실패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발행에 있어서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는 ELS 상품은 기초자산으로는 변동성이 높은 홍콩H지수를 주로 썼는데, 홍콩H지수의 폭락이 문제가 됐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1만2000선에서 거래됐지만 현재 5300선까지 무너지며 반 토막 난 상태다.
홍콩H지수가 고점을 찍은 지난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부터 속속 돌아오고 있어 앞으로 위기는 더 가중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만기상환 금액은 9172억원이며 2월은 1조6586억원이다. 이어 3월은 1조8170억원, 4월은 2조5553억원 규모 ELS 만기가 도래한다. 4월까지 홍콩H지수가 8000선까지 급등하면 원금손실은 막을 수 있겠지만, 시장에선 대만 총선에 민진당이 승리한 후 홍콩증시의 약세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눈치 보는 금융권…판매 위축에 수익원 악화 가능성
은행권은 ELS 판매 과정에서 원금손실의 위험을 축소하고 상품 구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불완전판매 우려에 휩싸였다. 불완전판매 정황이 드러나면 배상금은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내부 통제 부실 여부까지 다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사는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 규모도 은행에 비해 작고, 사용자가 상품을 이해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을 통해 ELS를 팔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국이 ‘판매 관리체계’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만큼,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금융권 전반의 수익 감소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ELS는 변동성이 커 높은 약정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데다 마케팅도 용이해 비이자 수익을 늘리는 대표적인 수단이었다. 그러나 은행권의 관련 상품 판매는 현재 중단된 상태로, 이 기간이 길어지면 발행시장이 얼어붙고 증권사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늦어도 3월까지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홍콩H지수 ELS 상품 관련) 손실 분담 내지는 책임 소재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돼야 한다”며 “3월이 지나기 전에 최종결론을 내리는 것이 당국의 욕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