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이 정점에 다다르며 CDS 프리미엄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며 “유례없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강달러 국면에서 일부 국가는 이득을 취하고있으나, 그렇지 않은 국가는 펀더멘탈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파생상품으로 여전히 발행자의 펀더멘탈을 가늠하는 지표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CDS 시장은 미국의 위험이 실물경기에 국한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암시하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미국의 경기침체가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미국 소버린 CDS 프리미엄은 코로나 발생 시점을 상회하고 있다. 팬데믹 당시 미 재무부의전례 없는 재정정책 확대로 국가채무가 증가하고, 근래의 경기위축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CDS 시장은 고강도 긴축이 미국의 금융사들의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위험이 금융부문보다는 실물경기에 국한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코로나 발생 시점(당시 57.1bp)에 비해 크게 상승하여 74.9bp를 돌파 한 바 있으나, 지난달 크게 내려와 45-55bp 레인지에 머물러 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의 실물경기에 대한 우려를 일부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CDS프리미엄을 통해 원자재 수출국의 투자기회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의 CDS 프리미엄은 코로나 발생시점보다 낮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CDS 프리미엄도 최근 3년 고점대비 80% 할인된 수준으로 내려왔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기에는 신흥국 부도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이 통설이나 이번에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원자재 수출국의 채무상환 능력이 개선되면서 해당 국가의 위험 수준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CDS프리미엄을 둘러산 불안이 확대하고 있다. 고물가 압력은 10월 CPI 발표 이후 완화하는 분위기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중물가’ 압력은 지속하고 있다. 또 미국은 상하원 다수당이 달라지며 레임덕 우려도 CDS프리미엄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CDS프리미엄도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CDS 프리미엄의 절대 레벨이 매우 낮긴 하지만, 예전 레벨로 돌아가진 못했다. 대외여건과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고채 CDS프리미엄의 상승 여지가 남아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민간부문의 관찰도 필요하다. 박 연구원은 “금리 상승기를 겪으며 만기도래 채권에 대한 차환이나 가격 재조정(Refixing)이 어려워졌고, 신종자본 증권 차환 이슈까지 무게를 더했다”며 “2023년 만기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원화 발행과 외화 발행을 포함하여 5조800억원 규모”라고 우려했다. 특히 4월과 8월에 1조원과 5595억원 규모의 외화표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 상환이 예정돼 있다.
박 연구원은 “최근의 한국은행과 정책당국의 안정화 노력이 시장 안정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