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체제를 약화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라고 레닌이 말했듯이 물가불안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는 충격을 준다. 거품은 부의 비정상적 이동을 유발하며 (자산)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빈부격차를 초래한다. 거품이 크게 팽창하다가 급속하게 붕괴되면 금융위기 나아가 경제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1929년 대공황은 주식시장 거품,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주택시장 거품이 급속히 팽창되다가 갑자기 붕괴되면서 경제순환을 마비시킨 재앙이었다. 집을 사고팔지 어렵게 막아온 양도세, 거래세가 한국경제를 갑자기 수렁에 빠지게 할지도 모른다.
거품은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다보면 가격상승효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특정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어 가격이 내재가치를 웃돌며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다. 남들이 짭짤한 성과와 수익을 내는 장면을 목격하다보면 혼자만 대열에서 뒤쳐졌다는 조바심을 내며 허둥지둥하기 쉽다.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달려드는 소위 ‘영끌’이나 ‘빚투’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증후군의 단면이랄 수 있다. 집단본능(herd instinct)에 빠지기 쉬운 투자자들이 탐욕에 휩싸여 대상자산의 내재가치를 감안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거품현상이 나타난다. 거품이 지나치게 팽창할수록 어느 순간에는 조그만 충격도 이기지 못하고 갑자기 부서지기 마련이다. 조무래기들은 욕심 사나우면서 겁도 많듯이 시장심리란 탐욕이 클수록 두려움도 커지기에 거품이 요란하게 팽창할수록 사정없이 붕괴된다. 폭등한 자산일수록 날개 없이 추락하기 마련이므로 뒤늦게 허겁지겁 뛰어들다가 손실은 불어나기 마련이다.
현실세계에서 가격이 오를 때는 더 오를 것 같고, 내릴 때는 더 내릴 것 같기 때문에 욕심을 내며 우물쭈물하다보면 살 기회도 거꾸로 팔 기회도 놓치기 쉽다. “서두르지도 않고 때를 놓치지도 않아야 한다.”는 ‘자산관리의 제1계명’이다. 가계, 기업 정부가 오판하는 까닭은 대부분 인플레이션과 거품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재가치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여 인플레이션이지 아니면 거품인지를 구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