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이어질 실적장세에선 △가격 전가력과 시장 지배력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종목 △엔데믹 전환 수혜 종목이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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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9일 전거래일보다 1.03% 오른 2695.05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1%대 오르며 모처럼 강세를 보였지만, 5거래일째 2700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 변동률은 -9.49%다.
글로벌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영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속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에 고삐를 죄고 있다. 5월 50bp(1bp=0.01%포인트) 인상은 기정사실화됐고, 6월 75bp 인상론이 불거지며 ‘자이언트스텝’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강도 높은 코로나19 봉쇄는 경기 전망을 끌어내렸다.
외국인의 ‘팔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발표에도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과 달러 강세가 순매도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거래소 집계 기준 외국인이 4월 한 달간 코스피에서 팔아치운 금액은 4조943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기관은 1조3980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은 홀로 6조2140억원을 사들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 주식시장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진단·정책 시사, 양적긴축 이행 등 통화정책에 대한 해석과 반응에 지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환경 변화를 주식시장이 전부 반영했다고 보기 쉽지 않아 변동성 위험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헤지주·엔데믹 수혜 실적주 주목”
이러한 변동성 장세에서 전문가들은 “믿을 건 실적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4주간 2.4% 하향 조정(55조8000억원)됐지만, 올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0.1% 상향 조정(250조원)된 점을 짚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실질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금리 상승 압력은 둔화될 전망”이라며 “비용 증가에도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며 견조한 실적이 유지되는 퀄리티주를 중심으로 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업종도 주목된다. 삼성증권은 △내수 방어주, 소프트웨어, 통신, 미디어, 상업서비스(방산), 바이오 대표주 압축대응과 △핵심 수출 대표주인 반도체, 자동차, 정유를 꼽았다. 교보증권은 원자재 가격 하락전환 시 에너지·소재를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컸던 만큼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월 주식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권고도 따른다. 김 센터장은 “5월 이후 긴축 강화가 예정돼 ‘곧 물가는 안정될 것’이란 시나리오 전제 전략 수립을 고민할 수 있겠다”며 “그러나 경제심리가 약화될 경우 금리마저 높은 상황이라면, 적지 않은 경제주체는 소비·투자 보다 저축·부채조정을 선택하게 돼, 인플레이션에서 파급되는 투자논리로 무리하게 접근하는 것은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5월 첫째주에는 한국 4월 수출입(1일), 중국 노동절 휴장(2~4일), 미국·유로존 4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미국 4월 ISM 제조업(2일), 한국 4월 소비자물가(3일), 미국 4월 ADP 고용, 4월 ISM 비제조업(4일), FOMC(5일) 등 일정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