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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까지로 기간을 넓혀 잡으면 희망퇴직자 수는 더욱 늘어난다. 지난해 말 NH농협은행에서 427명이 희망퇴직했고, SC제일은행에서도 500명 정도가 은행을 떠났다. 소매금융을 철수하는 씨티은행에서는 2300명이 일제히 짐을 쌌다. 연말 연초 희망퇴직으로 은행원 5000명 정도가 업계를 떠난 것이다.
은행들이 점차 지점을 줄이면서 기존 은행원들을 배치할 공간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년 동안(2020년 3분기~2021년 3분기)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국내 지점은 각각 78개, 14개, 62개, 49개씩 줄어들었다.
자발적으로 은행을 떠나는 행원들도 늘어났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예년 대비 희망퇴직 조건이 유리해지면서 이 기회에 인생 2막을 설계하려는 행원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자들에게 23~35개월치 급여와 학자금 또는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지원금을 지급했다. 퇴직 1년 후 계약직 재고용 기회도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최대 36개월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희망퇴직 나이 하한선인 만 40세가 대거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희망퇴직 조건이 좋을 때 퇴직해 다른 인생경로를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