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성 폐질환은 폐포(alveolus)를 유지하게 하는 벽 같은 구조물, 즉 간질(interstitium)에 이상이 생겨 두꺼워지고 염증이나 섬유화가 일어나 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간질 손상으로 발생하는 2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질환을 포함한다. 폐 간질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 벽과 폐포를 지지하는 조직이다. 간질로 부르는 뇌전증과는 전혀 다르다.
김경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은 폐가 섬유화 등으로 악화하면서 점차 호흡이 짧아지고 결국 생명에도 지장을 주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다”며 “보통 3주 이상 호흡곤란과 마른기침 증상이 지속하면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원인 미상… 호흡곤란·마른기침 지속하면 의심
간질성 폐질환의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소인에 흡연이나 분진, 위식도역류 질환, 감염 등 유전, 환경, 바이러스 등 다양한 인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위험인자에 의해 발생한 폐의 염증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세포가 증식해 폐의 섬유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간질성 폐질환은 50대 후반에서 70대 전후에 많이 나타난다. 유병률은 10만 명 당 남성은 81명, 여성은 67명으로 남성이 1.2배 많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약 40%, 10년 생존율은 15%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쁜 편이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호흡곤란이다. 또 기침이나 천명음(쌕쌕거림), 비특이적 흉통을 보이기도 하고 간혹 객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환자마다 다른 양상과 속도로 진행된다. 간질성 폐질환은 진단이 쉽지 않은 편이다. 질환군에 굉장히 다양하고 넓은 질병이 포함돼 있는 데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도 많은 탓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폐기능검사, 고해상도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나 기관지경을 통한 기관지폐포세척검사, 폐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또 자가면역질환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정확한 진단·치료 중요… 진단 시 폐조직검사가 큰 도움
간질성 폐질환은 치료에 잘 반응하는 질환이 있는 반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대표적 난치성 질환이다. 각 질환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적용된다.
다만 최근 약제 개발과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특발성 폐섬유화증으로 진단될 경우 항섬유화제를, 비특이적 간질성 폐질환은 스테로이드 같은 항염증제제와 면역억제제가 처방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폐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김경훈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은 얼마나 정확히 진단이 됐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진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며 “대표적인 간질성 폐질환인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경우 진단 이후 약 3년의 평균 수명을 보이는 매우 예후가 안 좋은 병이지만 조기 진단과 항섬유화제 사용이 예후를 좋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