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섯 오’는 우리 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국립무용단의 작 ‘다섯 오’가 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2019년 11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에 부임한 손인영 예술감독이 처음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 국립무용단이 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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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예술감독은 개막 전 가진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다섯 오’를 전통무용과 현대무용이 결합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섯 오’는 전통이라는 느낌이 안 들면서도 들게끔 전체적인 움직임을 고민한 작품”이라며 “전통무용과 현대무용 어떤 걸로도 설명하기 힘든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섯 오’는 손 예술감독이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손 예술감독은 “미세먼지로 피혜해진 우리의 삶을 소재로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며 “역병을 몰아내고 자연의 흐름인 오행을 강조했던 처용을 소환해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전체 3막의 공연 중 2막 2장부터 6장까지가 공개됐다. 음양오행 중 불·물·흙·금에 해당하는 장면, 그리고 음양을 상징하는 남녀 무용수의 2인무를 미리 볼 수 있었다. 자연의 요소들을 승무, 택견 등 전통에서 착안한 움직임으로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손 예술감독은 “불은 확장의 에너지가 중요해서 승무를 떠올렸고, 흙에서는 택견에서 지신밟기처럼 바닥을 다지는 동작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며 “각각의 요소를 어떤 식으로 형상화할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해서 안무했다”고 말했다.
|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가진 ‘다섯 오’ 프레스콜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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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들은 손 예술감독과의 첫 작업에 대해 “새로운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음양의 2인무를 선보인 박기환은 “손 감독님이 달랐던 부분은 동작이나 움직임에서 예측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이었다”며 “음양의 2인무에서도 사람이 서로 주고 받는 에너지를 예측하지 말고 그때 그때의 느낌을 표현하면 춤이 된다고 말씀하셨고,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연습 과정을 전했다.
불 장면에서 인상적인 춤을 보여준 단원 장윤나는 “감독님의 안무는 형상화에 집중한 느낌이 들었다”며 “작은 불씨가 활활 타오르게 될 때의 모습을 어떻게 춤으로 표현할지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고민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다섯 오’가 국립무용단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 단원들은 전통무용을 기반으로 하기에 부드러우면서도 그 속에 에너지가 꽉 찬 움직임을 잘 표현할 수 있다”며 “이러한 단원들의 멋진 몸짓을 세계적으로 보여준다면 많은 이들이 놀랄 것이고, 그런 세계 속의 국립무용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정민선 무대감독, 라예송 작곡가가 창작진으로 함께 했다. 오는 5일까지 공연한다.
| 국립무용단이 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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