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가져온 `언택트(비대면)` 소비 활성화는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이어져 간편결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간편결제란 신용카드, 실시간 계좌이체, 송금결제, 휴대폰결제 등 모든 결제수단을 등록한 뒤 결제비밀번호만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결제부터 시작해 투자, 자산관리 등의 금융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정부도 `전자금용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후불결제 허용·충전한도 확대 등 정책적인 뒷받침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일평균 간편결제액 2년새 3배 급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2016년 11조7810억원에서 2018년 80조1453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금융기관 포함 여부 등 조사대상 기준이 달라 수치도 조금 차이가 나지만 한국은행의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실적을 봐도 일평균 결제금액은 2017년 655억원에서 2018년 1212억원을 거쳐 지난해 1745억원으로 2년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간편결제 시장 성장은 온라인 쇼핑 증가에 기인한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배달서비스가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증대시키면서 온라인 쇼핑 금액은 자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소매판매액의 21%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많아졌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필품 뿐만 아니라 가전, 가구, 명품까지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온라인 결제를 거부했던 50대 이상들도 간편결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심리 위축으로 승용차(-24.6%)를 비롯해 백화점(-30.6%), 할인점(-19.6%) 등의 판매실적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매출은 27.4% 증가했을 정도다.
`빅테크` 강력한 플랫폼 기반으로 결제부터 금융서비스까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삼성페이 등 IT 기반의 업체들과 SK페이·스마일페이·로켓페이 등 유통분야를 합해 10여개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수 업체들은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3000만명의 가입자를 자랑하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각각 48조원, 20조원의 연간 거래액(송금 포함)을 기록했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SK그룹과의 시너지를 발판으로 SK페이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NHN 페이코는 결제·금융·공공 등을 담아내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270만개 가맹점에서 결제 가능하다는 `범용성`을 내세워 오프라인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도입해 현재 웹케시가 출범시킨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운영하는 QR코드 방식의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가 무료다. 이런 간편결제 업체들과 금융기관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간편현금결제 시장에서는 세틀뱅크가 9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정책도 뒷받침…후불결제 허용·충전한도 확대로 활성화 기대
금융위 관계자는 “결제수단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넓혀 주자는 취지에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후불결제가 도입되면 교통수단 결제 등으로 간편결제 이용률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기존에 가전제품·항공권 등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한계가 있던 부분들이 충전한도 확대로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충전한도 확대를 통해 현재 90% 이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신용카드 기반의 간편결제 방식이 정부 정책 방향대로 선불, 계좌 등으로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팀장은 “신용카드 비중을 낮추고 선불, 계좌 기반의 결제 비중을 늘리면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도 쉬워지고, 전반적인 가계부채 문제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기존 신용카드 시스템이 워낙 편리하게 돼 있어 소비자가 얼마나 따라오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충전 기반의 간편결제 확대를 위해 “정책적으로 신용카드 세액 공제를 없애버리면 신용카드 사용이 줄고 합리적인 소비가 이뤄질 것”이라며 “간편결제 업체들도 선불 충전한 금액으로 결제할 경우 할인이나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해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