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질환 명의로 꼽히는 오주한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건강한 어깨를 원한다면 평소에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상적 관절 범위를 지키기 위한 스트레칭 뿐만 아니라 어깨 근력 강화 운동을 습관처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 관련 부상에 대한 열정으로 정형외과를 전공해 현재는 LG 트윈스 필드 닥터팀, 대한수영연맹 의무위원장, 대한스키협회 의무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 교수는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한 두가지를 취미로 하는 것도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어깨는 볼~소켓 관절의 구조 덕분에 다양한 각도로 움직일 수 있어, 우리 몸에서 가장 넓은 운동 범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정해 부상을 입게 될 확률도 높다. 우리나라 국민 7%가 어깨 질환으로 고통 받고, 성인의 60%는 심한 어깨 통증을 경험하고 있을 정도이다. 젊은 나이에는 주로 스포츠로 인한 어깨 부상이 많이 발생하고, 습관성 탈구나 류현진 선수가 앓았던 관절와순 파열 같은 질환이 흔하게 나타난다. 반면 중년 이후에는,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고, 탄성이 약해지면서 힘줄이 찢어지기 쉬운 상태가 되므로, 동결견(오십견), 석회성 건염, 어깨 충돌 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같은 퇴행성 질환 발생 확률이 높다.
◇ 특정 각도 통증…회전근개질환 가능성 높아
얼어붙은 어깨라는 의미를 가진 ‘동결견’은, 일반인들에게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대표적 어깨질환으로, 관절막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고 이 부위가 유착되면서 관절이 굳게 된다. 팔을 머리 위로 올리지 못하고, 뒷짐을 지는 동작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팔을 억지로 돌리면 어깨 전체가 자지러지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다행스럽게도 동결견은 수술할 필요가 거의 없고, 대부분 염증 치료와 운동을 통해 완치할 수 있다.
어깨 질환은 특정 각도에서의 통증이 그 시작이다. 머리를 빗거나 감을 때,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낼 때, 옷을 입거나 벗을 때, 차에서 뒷자리로 손을 뻗을 때와 같이 특정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움직이면 아프다는 이유로 어깨를 사용하지 않으면 2차적으로 동결견이 유발되고, 결국 더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게 된다.
한시적이며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할 수 있는 오십견과, 방치하면 악화되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 회전근 개 질환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깨 관절막이 굳으면서 관절 가동범위가 제한되고 통증 때문에 일상적 동작들을 할 수 없다면 오십견이고, 특정 각도에서 아프지만 일상 동작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면 회전근 개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회전근 개가 파열되면 물건을 들어 올리는 힘이 떨어져, 물건을 들 때 팔이 힘없이 툭 떨어지기도 한다.
오주한 교수는 “어깨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거나 관절을 움직이는데 제약이 점차 커지고 아플 경우, 힘이 빠지면서 팔을 들기 힘들어진다면 정형외과 진료가 꼭 필요하다”며, “테니스, 수영 등 어깨를 쓰는 운동을 한다거나, 차량 정비, 과수원 일, 미용처럼 어깨를 들고 일하는 직업군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르몬 치료, 봉합 후 빠른 회복 도와
이러한 견관절 수술의 권위자인 오주한 교수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방문하는 의사들에게 선진적인 수술 기법을 교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SCI 저널인 미국스포츠의학회지, 세계견주관절학회지의 편집자로 활동할 정도로 국제적 연구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아직까지 회전근개 파열을 수술 없이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오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한 세포치료를 통해 수술 없이 회전근개의 복원력을 높이고, 호르몬 치료 등을 통해 수술 후 봉합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관절 범위와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을 습관화 하는 것이다. 약간 아플 때까지 하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반복해 어깨의 관절 범위를 유지하고,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탄력밴드를 이용한 내회전, 외회전 동작으로 회전근 개의 근력을 강화해준다. 대부분의 질환은 잘못된 자세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근본적 치료는 올바른 자세를 생활화 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오주한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엎드린 자세 혹은 구부정하게 보거나, 20분 이상 목을 앞쪽으로 숙이는 등 어깨에 무리를 주는 나쁜 자세를 피해야 한다”며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거나 직업적으로 어깨를 많이 쓰는 사람은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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