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디저트봇과 부딪히면 로봇이 아파해요. 곧바로 멈추죠. ‘미안해’하고 손으로 어루만져주면 다시 일한답니다.”
서울 성수동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 있다. 과거 성수동 모습을 고스란히 남겨둔 건물, 그 안으로 들어가면 커피를 내리고 칵테일을 흔들고 디저트에 글씨나 무늬를 그려 넣는 ‘열일’ 하는 친구들 있다. ‘칵테일 전문 봇’ ‘드립커피 전문 봇’ ‘디저트 전문 봇’ 등 로봇 3대를 만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강신우의 닥치Go’ 캡처)
1일 찾아간 서울 성동 아차산로 9길에 있는 ‘카페봇’. 카페봇은 로봇 전문 기업인 ‘티로보틱스’의 기술과 미디어 기반의 콘텐츠 회사 ‘디스트릭트홀딩스’의 예술적 감성이 더해져 탄생한 감성문화 공간이다. 100평(660m2) 규모의 카페봇 안으로 들어가면 미디어 아트를 통해 시즌별 테마에 맞는 신비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카페봇은 시즌별로 테마를 꾸미는데 이번엔 ‘핑크 라군’이다. 상상 속에나 존재할 것 같은 핑크 바다와 에메랄드 하늘, 신비로운 바다로 알려져 있는 멕시코 칸쿤의 핑크 라군을 카페로 옮겨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사진=유튜브 영상 ‘강신우의 닥치Go’ 캡처)
지금까지 그 어떤 카페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화려함에 빠져들어 주문하는 것도 잠시 잊었다. 주문은 칵테일과 커피, 디저트를 했다. 칵테일을 시키면 로봇에 수십 여 종의 음료 중 주문 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2, 3종류의 음료를 직접 섞는다. 흔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온다. “정말 박력 있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강신우의 닥치Go’ 캡처)
디저트를 선택하면 그 위에 글씨나 디저트봇이 연구한 피카소를 오마주한 드로잉을 선택해 그려 넣을 수 있다. 가장 신기하고 귀여웠던 로봇이 바로 이 디저트 봇이다. 바로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친근감’마저 들었다. 이 로봇이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사람이 손을 대면 멈춘다. 그림을 망칠 순 없기 때문이다. “미안해” 하고 톡톡 로봇을 치면 다시 하던 일을 한다.
마지막 드립봇. 이 로봇은 커피를 추출하는 일을 한다. 커피 추출 시 물을 고르게 가운데서부터 바깥쪽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돌려가며 추출해야 커피 맛이 일정하고 풍미가 좋은데 이 일은 정확하게 잘해낸다. 로봇이 일하는 사이 로봇 바로 위 대형 화면에서는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클로우즈-업 돼 나온다.
주문한 음료와 디저트.(사진=강신우 기자)
로봇들은 단순 반복하는 일을 잘 해낸다. 사람도 있다. 계산하고 주문을 받고 그리고 각 메뉴를 개발해 로봇에게 반복적인 일을 부여한다.
카페봇 관계자는 “만드는 사람은 로봇과 함께 특별한 메뉴를 만들어내고 즐기는 사람은 미디어 아트를 통해 새로운 감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며 “카페봇은 식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감성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