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5G 시대 선언한 첫 대회, 혁신과 고민 사이의 현장

'MWC 2019' 주요 흐름 결산
화웨이의 정면돌파, 샤오미의 인상적인 데뷔
5G 기반에 블록체인 등 다양한 서비스 선보여
  • 등록 2019-03-01 오전 6:00:00

    수정 2019-03-01 오전 6:00:00

MWC19 차이나모바일 부스에 전시된 인공지능(AI) 스피커. 사진=이재운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5G 세상이 왔지만, 아직도 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 누구도 5G가 대세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세계 최대 모바일·통신 산업 박람회 ‘MWC 2019’가 28일(현지시간) 나흘간 장정을 뒤로 하고 막을 내린다. ‘지능형 연결’(Intelligent Connectivity)을 주제로 한 이 전시회는 처음으로 공식 명칭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MWC로 변경하며 확장성에 초점을 맞췄고, 이는 주최측인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대변하는 세계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관련 업계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런 맥락에서 정리한 올해 MWC의 3대 키워드는 역시 ‘5G’를 시작으로 ‘신뢰의 문제’와 ‘대중화의 함정’으로 이어졌다.

MWC 19 주전시장 입구 전경. 사진=이재운기자
◇5G, 스마트시티, 그리고 블록체인


5G(5세대) 이동통신은 모두의 화두가 됐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어느 전시관도 예외없이 5G로 도배됐다”고 입을 모았다. 불과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3사가 5G 마케팅을 시작할 때만 해도, 평창동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국내·외 업체들이 외칠 때만 해도 소비자들은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심지어 5G 연결이 되지 않은 스페인 전시장에서 5G의 부상을 언급할 정도로 모두가 일제 주목하고 있다.

한국(삼성전자·LG전자)과 중국(화웨이·샤오미 등) 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일제히 5G 지원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놨고, 퀄컴·인텔·미디어텍 등 주요 통신·모바일용 반도체 제조사도 역시 5G 관련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MWC19 TCL 부스의 스마트홈 관련 전시관 입구. 사진=이재운기자
화웨이·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시스코 등 네트워크 장비업체도 물론 5G 장비를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시티 활용 솔루션을 선보이며 장비 자체보다는 5G의 ‘쓰임새’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자연히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도 이어졌다. 한국 통신사업자 KT는 바르셀로나에서 부산에 있는 비행선을, 프랑스 통신사업자 오렌지는 드론에 대한 실시간 조종으로 5G를 이용하며 다양한 활용 예시를 보여줬다. 단순히 통신망을 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조적 파괴자로서의 입지를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SK텔레콤과 ZTE의 로봇, LG유플러스의 증강·가상현실(AR·VR) 콘텐츠 등은 역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욕망과 부담을 동시에 나타냈다.

기자가 LG전자·LG유플러스 부스에서 VR 헤드셋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블록체인 활용은 5G 속 응용 분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추세를 보여줬다. 인텔은 5G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결합해 구조용 로봇 등에 활용하는 시연을 선보였고, 한글과컴퓨터는 스마트시티에 활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삼성 갤럭시S10 제품군에 암호화폐 저장 기능이 탑재된 것을 비롯해 결제·송금 등 핀테크 분야와 기업 환경 솔루션도 선을 보였다.

신뢰의 문제..스파이 논란에 정면돌파 승부수

5G 전환에 앞서 중국의 장비 제조사 화웨이는 미국에 이어 폴란드 등 유럽에서도 ‘스파이 논란’에 휩싸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서방권의 공세에 방어적으로 나오던 화웨이는 유럽 한복판에서 열린 MWC 현장에서 정면반박에 나섰다. 궈핑 화웨이 순환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미국 정부의 도·감청 게이트인 ‘프리즘’을 언급하며 신뢰에 대한 문제를 꺼내고, 나아가 “국제 표준을 준수하는 우리 장비는 지금까지도 백도어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고 강조했다.

홀1에 마련된 화웨이 부스. 화웨이는 여러 홀에 걸쳐 장비와 단말 등을 전시하는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사진=이재운기자
한국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도 화웨이코리아 측은 스페인의 인증기관에 국제표준(CC) 준수 여부를 인증받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점을 강조하며 “그 동안에도 인증을 거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해왔으며, 이번에도 역시 이를 입증해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관련 사업자들은 5G 시대를 맞아 서비스 구독형 플랫폼부터 엣지컴퓨팅, 가상화 등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초저지연 특성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면서 클라우드의 확산도 본격화가 기대된다. 물론 같은 맥락에서 자동차도 변화한다.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카, 나아가 더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까지 다양한 솔루션이 등장했다.

대중화의 함정..“혁신도 금방 따라온다”

MWC19 샤오미 부스 입구. 사진=이재운기자
5G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의 화면은 확장됐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접히는 형태인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을 나란히 내놨고, LG전자는 중간 형태인 듀얼스크린을 대안으로 택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결과적으로 혁신마저도 빠르게 대중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화웨이는 빠르게 성장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초기 기회에 뛰어들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물론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산업 측면에서는 경쟁이 격화되고 격차가 좁혀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5G 시장에서도 역시 이런 흐름은 여전하다. MWC에 처음 데뷔한 샤오미는 5G 스마트폰 ‘미 믹스3 5G’를 76만원(599유로)에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화웨이는 장비 시장에서 역시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 혁신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중국의 돌풍은 갈수록 거세진다. 왕샹 샤오미 국제사업 총괄은 “우리는 인종이나 수입, 지역에 관계없이 혁신의 대중화를 꿈꾼다”며 수익률을 5% 내로 줄이는 극단적인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에도 공유경제 확산을 맞아 역시 다양한 변신을 앞두고 기회와 위협 사이에서 갈 길을 고민하고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공유경제 플랫폼 ‘위(We)’를 소개하며 “공유 개념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을 추진한다”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 부스 중 일부. 사진=이재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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