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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개정령 시행으로 23일부터 카페나 헬스장 등에서 음악을 틀 때도 저작권료를 내게 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카페냐, 헬스장이냐에 따라 저작권료를 각기 다르게 부과한 것에 대해 차등 부과 근거를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발이 거세다.
저작권법 개정령은 △커피전문점 △생맥주 전문점 △체력단련장 등에서 음악을 틀 때 일정한 금액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저작권의 일종으로 저작물을 공중에게 공개할 수 있는 권리인 공연권 보장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개정령 시행으로 카페나 주점은 월 4000원에서 2만원, 체력단련장(헬스장)이 부담해야 하는 저작권료는 월 1만1400원에서 5만9600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평 미만의 소규모 가게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영업자들, “온라인 결제하는데…두번 돈 낼판”
자영업자들은 이중과세가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송모(38)씨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정기적으로 결제해서 노래를 트는데 돈을 또 내야 한다니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2)씨도 “사이트 결제 따로 저작권료 따로라는 게 돈을 두 번 내라는 얘기로 들려 당황스럽다”며 “카페는 음악을 안 틀 수도 없어 저작권이 없는 음악 가운데 매장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업종과 면적에 따라 납부 기준이 다른 탓에 일반 카페에 비해 비교적 많은 돈을 내야 하는 헬스장 업주들의 불만은 더 크다.
헬스장 업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등에는 “왜 헬스장만 더 비싸게 받느냐”는 불만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문체부와 저작권료를 징수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업종별로 음악이 매장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 차이를 뒀다는 입장이다.
음저협 관계자는 “헬스장은 음악이 없으면 운영하는 데 지장이 있을 정도로 음악이 중요한 업종이고, 카페 등과 비교하면 24시간 운영하는 곳도 많아 이런 점들을 고려해 차이를 뒀다”고 설명했다.
항의전화 이어져…저작권료 징수에 어려움 예상
게다가 카페나 헬스장 등에선 저작권료 납부를 피하기 위해 저작권이 없는 곡을 찾거나 매장 내 TV를 음악을 틀어주는 채널에 맞춰두는 등 편법을 모색 중이다.
문체부는 음저협과 매장음악서비스사업자 등을 통합 징수 주체로 지정했다. 음저협은 카페 프랜차이즈 본사 등을 상대로 관련 안내를 하는 한편 각 지부에서 저작권료를 내야 하는 개별 사업자들을 방문해 저작권료를 내도록 설명하고 있다. 문체부는 다음달 3일 납부 대상 업자를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연다.
음저협 관계자는 “벌써부터 납부 대상인 자영업자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며 “반발은 당연히 예상한 부분이다. 징수가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저작권료는 창작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만큼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태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는 “카페나 헬스장에서의 영리 목적 음악 사용을 내버려두면 저작권자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만큼 법 개정은 긍정적이다”라며 “시행 초기에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저작권료 납부가 왜 필요한지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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