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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남북 정상회담의 훈풍이 다음주 외환시장에 불어올 전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서다.
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이번주 중 1050원까지도 터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50원에 닿은 것은 지난 2014년 10월29일(1047.3원) 이후 3년6개월 동안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상승한다는 뜻이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지난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3원 하락한 107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3일(1069.0원) 이후 4일 만에 최저치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본격화되는 것은 이번주가 될 전망이다. 남과 북이 ‘판문점 선언’을 외환시장 마감(오후 3시30분) 뒤인 오후 6시께 발표했기 때문이다. 아직 남북 정상회담 결과가 서울외환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역외시장 움직임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서울외환시장 마감 뒤 열린 뉴욕시장에서 원화는 몸값을 올렸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6.9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감안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와 비교해 8.8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한 것이 정말 놀랍다”며 “환율이 1060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판문점 선언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긴 시각으로 보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전야제’ 격이어서다. 본 이벤트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김두언 연구원은 “한 달여 뒤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