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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날 달랑 100만원을 들고 스타트업을 차렸다. ‘자본금 100만원’
수공예 오픈 마켓 ‘아이디어스’를 만든 스타트업 ‘백패커’의 김동환 대표(36) 얘기다.
근사한 아이디어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김 대표는 “마음이 맞는 동료와 일단 부딪혀보고자 했다”며 “더 늦으면 실패가 두려워 스타트업 전선에 뛰어들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2012년 11월 설립한 자본금 100만원의 백패커는 현재 연 거래액 280억원, 300만 앱 다운로드를 기록한 ‘아이디어스’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할 줄 아는 걸 했습니다. 아이폰용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돈을 벌었어요.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운영할 서비스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아이디어스입니다.”
아이디어스는 수제 비누나 가죽공예 제품, 수제 쿠키 등 다양한 수제품을 파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제품을 팔고 사용자는 나만의 제품을 구매한다. 오픈마켓과 같지만 판매하는 제품들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아이디어스는 최근 유행하는 ‘욜로(You Only Live Once)’나 ‘포미( for me)’ 라이프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스 탄생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투자를 받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김 대표의 생각과 달리 아이디어스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냉랭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실 초기에는 투자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국내에 이미 비슷한 서비스들이 실패했고, 투자자들은 사용자들이 원하지 않는 서비스인데 왜 만들려고 하느냐라고 묻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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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김 대표는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가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녔고, 그들을 설득해 아이디어스에 입점시켰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작가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다만 사람을 대하는 일이다보니 진심을 다했고, 그 덕에 좋은 작가들을 모실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아이디어스에서는 수공예품을 팔아 월 2000만원을 넘게 파는 작가들까지 생겨났다. 홍대나 이대 등 대학가에서 수공예숍을 운영했던 작가 중 오프라인 가게를 정리하고 아이디어스에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는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먼저 입점을 원하며 연락해올 정도다.
아이디어스가 관련 서비스 중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최악의 순간을 경계하고 있다. 스타트업 세계가 접근이 쉬운만큼 무너지는 것도 쉽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가장 보수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난 안 될 거야,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해라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이같은 생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세계의 성공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안이하게 시장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부터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대부분의 사업은 실패한다고 봐야 한다”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되도록이면 빚을 지지 않고 소자본으로 시작해 실패를 빨리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