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국내 대표 맥주 명가(名家) 오비맥주의 '카스'

"Bloody Fresh" …고든 램지도 ''엄지 척''
1933년 전신 ''소화기린맥주'' 창립, 성장과 부침 거듭
해외투자 유치, 인수 등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재탄생
  • 등록 2018-02-01 오전 6:15:00

    수정 2018-02-01 오전 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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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Bloody Fresh!”(끝내주게 신선하네)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한 식당. 벽안(碧眼)의 한 외국 남성이 “이모! 카스~”를 외치며 추가 주문을 한다. ‘Bloody’를 연발하는 주인공은 까다로운 미식가이자 독설가로도 유명한 고든 램지(Gordon Ramsay).

세계적인 스타 셰프이자 10여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식당 경영자이기도 한 그는 ‘미슐랭 가이드’(최고의 레스토랑을 찾아 별점을 주는 것으로 유명)의 별 16개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아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자신의 요리 인생과 철학 등을 솔직하게 풀어낸 그는 카스 등 한국 맥주에 대해 “한국 음식에 가장 어울리는 완벽한 맥주라는 게 셰프로서 솔직한 평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비맥주 대표 브랜드 ‘카스’의 새 광고 모델인 그는 TV광고에서 기름진 음식과 라거 맥주의 궁합을 즐기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를 ‘Bloody Fresh’란 말고 솔직하고 유쾌하게 담아냈다.

1966년 오비맥주 서울 영등포공장 전경.


국내 대표 맥주 명가(名家)의 탄생…성장과 부침

지난 80여년 간 국내 주류업계를 이끌어 온 맥주 명가 오비맥주의 시초는 ‘쇼와기린맥주’(昭和麒麟麥酒)다. 1933년 12월 경기 시흥군 영등포읍에서 창립, 총 자본금은 당시 돈 300만원이었다. 맥주 3상자 반 가격이 쌀 1석(144kg)값에 맞먹을 만큼 고가였던 탓에 명동이나 무교동 등지의 시내 번화가에서 소량으로 유통됐다.

주요 주주였던 ‘박승직 상점’의 상무 고(故) 박두병(1910~1973)이 2차 세계대전 후인 1945년 10월 6일 군정청으로부터 회사 경영권을 넘겨받은 게 오비맥주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다. 해방 후 일본이 철수하면서 1948년 쇼와기린맥주는 동양맥주㈜로 상호를 변경한다.

한국전쟁으로 건물의 40%와 공장 시설의 50%가 파괴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회사 인수를 결정한 경영진은 1952년 5월 상공부 관재청과 매매계약을 체결, 민간기업으로 정식 출범하고 상표도 OB(Oriental Brewery)로 변경했다. 오비맥주의 역사가 열린 순간이다.

1960~70년대는 설비 근대화를 통해 기적을 이룬 시기다.

60년대 들어 맥주 대중화를 위한 광고 활동을 시작한 오비맥주는 군납 등 판로 개척과 가정 수요의 증가로 1965년 처음으로 맥주 판매 100만 상자를 돌파했다. 2차례에 걸친 전 공정의 대폭적인 증설과 설비 근대화, 품질 향상을 통해 6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국내 시장을 평정하며 70년대 본격적인 품질 경쟁의 시대를 맞이한다.

수출 100억 달러 달성과 중동 건설경기 붐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맥주 판매량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후 오비맥주는 순매출액이 51%씩 증가하고 이익도 100% 이상씩 신장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성장을 거듭하다 경기 침체기를 맞은 1980년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나 감소했다. 또 맥주 가격이 25%나 올랐지만 원·부자재 가격도 상승해 순이익 역시 84.5%나 떨어지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오비맥주는 불황 타개 운동, 종합 품질 관리(TQC·Total Quality Control)운동 등을 전개하면서 경영 여건을 개선해 나갔다. 새로운 맥주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체인점을 도입했지만 경쟁사와의 체인점 수 경쟁이 시작되자 곧 사양 추세로 접어들고 말았다.

오비맥주는 향상된 소득 수준에 맞춰 좀 더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시설을 대형화·고급화 한 새로운 형태의 업소를 개장했다. 1986년 11월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 개장한 1호 매장은 젊은층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소비 계층을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창조공간으로 각광받는 명소가 됐다.

변화의 시작과 세계 시장을 향한 도전

해외 유명 맥주들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 수준과 기호도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오비맥주는 변화의 흐름에 맞춰 대표 브랜드인 OB라거를 비롯해 △카프리 △OB라이트 △OB사운드 △버드와이저 등 고객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개발, 기호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했다.

특히 86년 아시안게임·88년 서울 올림픽 공식 맥주로 선정돼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우리 맥주 맛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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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3월, 40년 역사의 동양맥주주식회사에서 자사의 맥주 브랜드인 오비맥주 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 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세계 2위의 맥주기업인 인터브루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투자를 유치하며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울러 99년 국내 3위 맥주 기업인 카스(Cass)를 인수하며 세계적인 맥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내실과 외향을 갖추게 됐다.

이외에도 호주세계맥주대회(AIBA)와 같은 각종 국제 맥주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 우리 맥주 맛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며 품질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특히 국제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대기업 최초의 연봉제 실시, 부채 비율 최소화 등과 같은 선진 경영 기법을 도입했다.

인터브루사와 합작을 성사시키고, 카스 맥주까지 인수함으로써 ‘21세기 세계적인 맥주 회사’로 손색이 없는 규모와 기술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오비맥주는 현재 몽골의 대표적 프리미엄 맥주 ‘카스’를 비롯해 홍콩 시장 점유율 1위인 ‘Blue Girl’, 싱가폴과 말레이시아의 ‘Dester’ 등 전 세계 30여개국에 40여종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매년 수출 물량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2년 1778만 상자를 수출하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워 같은해 말 국내 주류 업계 최초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 한국무역협회 주관 ‘수출 1억불 돌파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24년간 변함없는 인기 비결은

오비맥주의 카스는 특유의 신선함에다 깐깐한 품질인증제도를 더해 ‘카스 생맥주’의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카스 생맥주를 파는 업소를 대상으로10년 전부터 ‘생맥주 품질관리 인증제’(BQP·Best Quality Pub)를 도입, 소비자들에게 더욱 위생적이고 높은 품질의 생맥주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생맥주 품질 인증제는 일별기기관리, 생맥주 잔 청결, 냉각기 관리, 생맥주 통 보관 등 업소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품질 관리를 통해 최고 품질의 생맥주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5가지 관리 항목과 21가지의 세부 항목으로 구성된 품질체크 리스트를 통해 평가한다.

직원이 업소를 방문해 이 품질체크 리스트로 항목별 점수를 평가해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생맥주 우수 품질업소 인증패’를 수여한다. 현재 생맥주 품질 인증제 인증을 받은 업소는 약 1500곳에 이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가 지난 24년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변화와 혁신의 노력, 무엇보다도 변함없는 신선한 맛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고 품질의 신선한 맥주를 제공한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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