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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흙수저 그룹’이라는 표현처럼 기존 음원 마케팅 시스템의 주류에서 탄생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 등 미디어가 아닌 SNS를 공략했다. 멤버 7명은 데뷔 초부터 하나의 공식 트위터 계정(@BTS_twt)을 함께 사용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셀카 사진을 SNS에 올리고, 방송 출연 소감 등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남겼다.
어느새 방탄소년단 트위터 팔로워 숫자는 108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슈퍼주니어나 빅뱅이 SNS를 활용할 때 음원 발매나 방송 활동의 홍보 창구로 사용한 것과 달라 팬들은 호감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이 만든 채널 중 ‘방탄로그’는 멤버 혼자 일기를 쓰듯 마음을 털어놓는 개인 영상으로 작업 과정은 물론 음악에 감정적으로 팬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방탄소년단에게 SNS는 홍보마케팅에 집중하는 통로가 아니라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리는 플랫폼이었다. 일방적 전달 창구가 아닌 쌍방향 소통 역할을 하는 ‘연결’ 전략이었다.
◇SNS는 서로를 알리는 쌍방향 연결
그 결과는 방탄소년단과 팬들의 ‘연대’, 팬들 간의 ‘공유’가 공고해졌다. 방탄소년단은 일상을 5~10분 영상에 담아 공개한 ‘방탄밤(BANGTAN BOMB)’ 시리즈 등 유튜브와 트위터에 갖가지 채널을 개설했다. 멤버들이 음악을 만들면서 토론하고 고민하는 과정, 음원 발표를 앞두고 안무 연습하는 장면, 대기실에서 방송 사전 녹화 영상을 서로 보면서 팬들과 보완점을 논의하는 모습 등을 그대로 보여줬다. 멤버 RM은 음악을 만들 때 자신의 제작 과정을 SNS에 수시로 올린 후 팬들의 반응을 담아 곡을 발표했다. 멤버 정국이 SNS의 한 채널을 통해 고교 입학의 소회를 고백하는 속마음을 공개하더니 졸업할 때 같은 SNS로 팬들과의 3년 생활을 회상했다. 팬들은 멀리 있는 ‘스타’가 아니라 바로 곁에 있는 오빠·동생·친구의 모습에 친근감을 느꼈다. 시시각각 갖가지 댓글이 달렸고, 이는 연대감으로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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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연결되고 연대하면서 공유의 힘이 폭발했다. 기존 K팝 그룹은 비주얼·칼군무·멜로디 등 3박자를 무기로 아시아권을 넘어서 세계 팬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다. 언어가 다른 해외 팬들은 K팝 그룹에서 찾지 못한 2% 부족한 아쉬움을 방탄소년단에서 발견했다. 바로 스토리였다. 하나의 주제 아래 여러 장의 앨범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화양연화’ 3부작 등 연작 시리즈를 발표한 것도 주효했다. 다른 그룹의 연작과 달리 또래 집단이 느꼈을만한 고민을 촘촘한 스토리 구조로 스스로 만들고 표현했다.
그 결과 방탄소년단은 K팝을 즐기는 팬덤에게 선명한 메시지와 날 것 같은 스토리를 전했고, 세계 팬덤으로의 ‘확장’을 일궈냈다. 팬덤 ‘A.R.M.Y’의 강한 연대와 공유는 인종과 민족, 국가를 넘어서 확장하고 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미국 K-POP 차트 기록을 세웠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방탄소년단은 말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인생과 어긋난 관계를 표현하는가 하면 정신적인 고뇌, 아이돌로서의 삶, 여성을 응원하는 노래까지 한국 문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독특한 주제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기존 틀을 깨고 새 흐름 만든 마케팅 성공
2013년 데뷔 당시 방탄소년단은 히트맨 방시혁의 총알을 막아낸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이후 소년들에게 쏟아지는 ‘편견의 총알’을 막아낸다는 의미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국내 음악제작사 중 중소규모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이어서 초반 마케팅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 때문에 데뷔 초기 이들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단독 콘서트 한 번 하고 해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내놨을 정도다. 기존 미디어의 도움을 얻지 못해 SNS를 공략하는 우회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히려 약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기존 미디어와 플랫폼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흐름을 만들어낸 마케팅 성공사례의 좋은 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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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방탄] ① 글로벌 열풍..4차 산업 모범 사례
[레전드 방탄] ③ 이름만으로 신화..기록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