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진화, 어디까지]①한국판 ‘커클랜드' 만든다

PB상품 본격 확대 위해서는 강력한 브랜드 절실
70·80년대 신세계 대표 PB였던 '피코크' 급부상
이마트 "종합식품브랜드로 키운다..공산품 확대도 검토"
  • 등록 2014-07-04 오전 8:05:00

    수정 2014-07-04 오전 8:40:31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이마트가 통합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한다.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의 자체브랜드(Private Brand·PB) ‘커클랜드(Kirkland)‘와 같은 통합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마트의 간편식 자체브랜드인 ‘피코크’. ‘피코크’는 70·80년대 신세계백화점를 대표하던 자체 의류브랜드였다.
3일 이마트(139480) 고위 관계자는 “자체적인 레이블을 붙인 특화된 상품을 내놓는 것은 이제 성장이 정체된 대형마트에게 생존의 문제”라며 “코스트코의 ’커클랜드‘처럼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각인될만한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코스트코는 이미 1995년 코스트코 본사가 위치한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시의 이름을 딴 ‘커클랜드’라는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커클랜드’의 브랜드의 가치는 7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스트셀러 상품인 ‘커클랜드 휴지‘의 경우 지금껏 5450억원어치 팔렸다.

자체브랜드 상품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마트 역시 ‘커클랜드’와 같은 강력한 브랜드가 절실하다. 단순히 싼 가격 제품인 저가형 PB상품을 넘어 제품력으로 승부하는 프리미엄 PB제품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의 자체브랜드 ‘커클랜드’. 1995년 탄생한 ‘커클랜드’ 브랜드 가치는 7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이마트는 지난 2009년부터 PB상품을 ‘베스트(BEST)‘, ‘이마트(E-MART)’, ‘세이브(SAVE)‘ 등 3계층 브랜드로 재편했지만, 통일돼 있지 않은 데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키우기는 보통명사에 가까워 무리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이마트의 간편가정식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는 ‘피코크(PEACOCK)’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공작새이란 뜻의 ‘피코크‘는 1970년대 신세계백화점이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대표 PB 의류 브랜드였다. 당시 ’피코크 와이셔츠‘는 신세계의 간판 상품이었다. 2000년대 초반 브랜드를 접었지만‘피코크’는 공작새가 상징인 신세계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 브랜드다.

이마트 관계자는 “간편식 제품을 처음 기획할 단계부터 한 때 신세계를 대표하던 브랜드인 ‘피코크’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피코크 브랜드를 간편식 뿐 아니라 이마트의 종합 식품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는 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피코크를 다른 공산품 PB 브랜드로 확대할지 여부는 추가로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피코크’가 애초 의류 브랜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합 브랜드로 키울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태홍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마트가 단순히 자체브랜드 상품의 비중을 확대해서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품 차별화를 통해 하나의 독자적인 브랜드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이마트의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용어설명

PB : ‘Private Brand’의 약자다. 제조업체 브랜드인 NB(National Brand)와 비교되는 개념으로,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기획해서 자체 상표를 붙여 판매한다. 주로 위탁 생산하지만,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PL(Private Label)제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케팅비와 중간 물류비가 생략되기 때문에 NB 제품보다 값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PB제품을 판매하는 게 이익률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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