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는 1999-2001년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했고 오바마 당선 후에는 국가경제위원장을 맡아 경제활성화 정책을 주도하였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사뮤엘슨과 케네스 에로우가 친·외가쪽 삼촌이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83년 하버드대 사상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용되었다. 1995년 재무부 차관을 거쳐 1999년 71대 재무장관이 되었다. 2001-2006년에는 하버드대 총장으로 재직하였다. 재넷 옐런은 1971년 예일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버클리대에서 거시경제학을 강의했다. 1994-97년 클린턴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 2004-2010년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를 역임했고 2010년 연준 부의장으로 임명되었다. 옐런은 버냉키와 함께 양적완화 정책을 주도해 대표적인 연준 내 비둘기파로 불린다.
서머스는 독선적 리더십으로 화합이 중시되는 중앙은행 총재로는 적합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01년 하버드대 총장으로 부임한 후 흑인학과의 헨리 게이츠, 코넬 웨스트 교수 등과 학교 발전방향을 놓고 크게 대립하였다.
웨스트는 “나도 총장만큼이나 하버드 전통의 일부분인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버드 전통이 무엇인지 판단하는데 각자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고 그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학내 갈등 속에서 여성은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수학과 과학을 못한다는 비하 발언으로 결국 2006년 중도 사퇴하였다. 서머스 비판론자들은 타인의 주장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는다. 금융위기 원인으로 지적되는 금융산업 규제완화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있다. 옹호론자들은 그가 같이 일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비판은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 주장을 펼치는 합리적인 금융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녀는 항상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주장을 펴기 때문에 늘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고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녀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은 그녀가 인플레이션 보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 실물경제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체, 노조 등은 옐런이 주도하는 양적완화가 금리 인하→소비·투자 촉진→성장,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적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녀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면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공화당의 거센 공격을 받게 될 확률이 높다. 그녀의 친인플레적 성향이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옐런은 서머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비둘기파에 가깝다. 따라서 현재 7.4%인 실업률이 7% 미만으로 떨어지고 주택시장 경기나 민간소비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지는 국채매입-저금리기조를 지속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금융부문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오바마 경제팀에 고위직 여성은 사실상 거의 전무한 편이다. 메드린 올브라이트, 콘돌리자 라이스, 힐러리 클린턴 등 3명의 여성이 국무장관에 임명된 것과는 대조된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차기 의장 지명은 오바마 후반 임기 중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 결정이 될 것이다. 오바마가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해 옐런을 지명할지 서머스의 탁견을 손들어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종구 폴리텍대학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