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판치는 오만원권‥위폐 1년새 3배 급증

지난해 위폐 8626장..전년비 13.8% 줄어
만원·오천원권 위조지폐는 감소
  • 등록 2013-01-27 오후 12:01:10

    수정 2013-01-27 오후 12:01:10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한국은행 직원들은 지난해 오만원권 위조지폐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위폐가 급속하게 늘었을 뿐 아니라 수법도 점점 교묘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중순에는 한 위폐범이 진짜 오만원짜리 화폐 한 장을 물에 불려 앞 뒷면을 분리한 뒤 복사한 위폐를 붙이는 식으로 두 장의 오만원권 위폐를 만들어 유통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위폐에는 일정 부분 진폐가 사용됐기 때문에 은행 자동입출금기(ATM)도 위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여서 한은 직원도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가짜 오만원권이 1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나며 발행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7일 한은은 지난해 오만원권 위폐가 329장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115장)보다 214장(181.6%)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09년부터 발행된 오만원권은 발행 첫해 16장의 위폐가 발견된 뒤 2010년에는 111장, 2011년 115장으로 완만하게 늘어나다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 특히 오만원권 위폐 가운데는 홀로그램을 별도로 제작해 붙이거나 위폐에 진폐 일부를 부착하는 정교한 수법이 동원돼 가짜를 구별해내기 어려운 사례도 늘었다.

김명석 한은 발권국 차장은 “통상 화폐 사용량이 늘면 위폐 유통량도 늘어난다”면서 “한은이 위폐감별법을 홍보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220장이나 나왔던 오만원권 위폐가 하반기에는 109장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가짜 오만원권은 늘었지만 오천원권과 만원권 위폐는 줄었다. 오천원권과 만원권 위폐는 전년대비 20.4%, 10.6% 감소해 각각 4438장, 3783장이 발견됐다. 오천원권 위폐는 위조방지장치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 오천원권(4239장, 95.5%)에 집중됐다.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총 8626장으로 전년대비 1381장(13.8%)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7660만원으로 전년(7610만원)과 비슷했다. 은행권 100만 장당 위폐 발견장수는 전년 2.6장에서 2.2장으로 소폭 줄었다. 유로지역(42.8장)이나 영국(133장)과 견줘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위폐 발견지역별로는 서울에서 4126장이 나와 전체의 62.7%를 차지했고 경기(1222장), 인천(549장)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만 전체 위폐의 89.6%가 발견됐다.

김 차장은 “지폐는 가급적 밝은 곳에서 비추어보고 기울여보고 만져보면서 숨은그림과 홀로그램, 볼록 인쇄를 포함한 위조방지장치를 확인하면 위폐 여부를 쉽게 식별할 수 있다”면서 “사용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첨단위조방지를 개발하는 것을 포함해 위폐 유통을 막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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