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돼지콜레라 발생… '청정 양돈산업' 위기

  • 등록 2012-07-10 오전 8:35:14

    수정 2012-07-10 오전 8:35:14

【제주=뉴시스】 ‘가축 전염병 청정지역’인 제주도에서 돼지 열병인 ‘돼지 콜레라(돈 콜레라)’가 발생, 제주 양돈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9일과 10일 뉴시스가 제주도 내 양돈농가 등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한 양돈농장의 돼지 1500마리가 돼지 콜레라에 걸린 것을 확인했다.

도 당국은 백신에 의한 것인지, 외부 전염에 의한 것인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는 이날 오후에 나온다.

도 당국은 외부 감염으로 발생했으면 감염된 돼지를 모두 살(殺)처분하고 백신에 의한 감염이면 일단 돼지의 이동을 제한해 도축 등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만약 외부 감염으로 판명되면 500m 이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게 된다. 이 경우 콜레라가 발생한 농장을 중심으로 모두 1만5000마리 가량이 살처분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에서 기르고 있는 돼지는 모두 55만 마리다.

이번 돼지 콜레라는 제주도 당국이 매일 돼지의 혈청 관찰을 통해 질병 유무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8일 이상 소견을 발견해 수의과학검역원에 판정을 의뢰, 최종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1999년부터 돼지 콜레라 청정지역을 선포한 후 가축 전염병의 차단을 위해 육지부 가축의 반입과 출입을 금지토록 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조례를 제정, 시행하고 있다.

제주 지역은 지금까지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아 ‘가축 전염병 청정지역’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면서 백신 접종을 했으나 돼지 콜레라는 ‘돼지 콜레라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구제역 파동으로 씨돼지가 부족한 가운데 11일 캐나다에서 수입한 씨돼지와 F1돼지 600여마리가 경기 용인의 한 돼지사육농가에 도착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제주 양돈산업은 제주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있으며 연간 조수입 7500억원을 올려 감귤과 함께 제주의 주력산업이다. 제주의 생명산업이라고 불렸던 감귤 조수입 역시 7000억원 정도다

제주에서 돼지 콜레라는 2005년 도내 모 농장에서 발생한 것이 최근 기록이다. 당시 제주도는 돼지 전염병 청정지역을 유지하면서 일본 수출 등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었지만 이 농장에서 돼지 콜레라가 발생하는 바람에 수출을 포기하고 말았다. 도 당국은 수의과학검역원에 역학조사를 의뢰, 돼지 콜레라 발생이 사료에 묻어있던 균에 의한 감염으로 판명한 바 있다.

돼지 콜레라는 구제역과 함께 1종 전염병으로 분류된다. 전국적으로는 2009년 전북과 경남 2개 농가, 2008년 전북, 충남·북, 경남·북 등에서 7개 농가, 2007년 경기, 충남, 전북 5개 농가에서 발생했다.

돼지콜레라란 돼지의 가장 중요한 전염병의 하나로 취급되고 있는 급성 패혈증상 전염병이다. 도토가바이러스(Togaviridae)와 페스티바이러스(Pestivirus)속의 돼지콜레라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되면 건강 소실, 식욕 부진, 고열 지속, 결막염, 백혈구 감소, 피부의 출혈얼룩 등 심한 증상을 나타내고, 1~3주간 사이에 100% 가까이 죽는다.

예방을 위해 바이러스백신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돼지콜레라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북미, 오세아니아, 유럽 일부에서는 박멸돼 발생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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