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두산밥콕 "세계 최고 친환경 발전기술 개발"

두산重, 2006년 인수..시너지효과 가시화
CCS·차세대 발전보일러 개발 등 친환경에 '전력'
이안 밀러 사장 "청정 에너지분야 분야 세계 최고로 육성"
  • 등록 2008-11-04 오후 12:00:00

    수정 2008-11-04 오후 2:47:41

[글래스고=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스코틀랜드에서 맞이한 아침은 을씨년스러웠다.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고도(高都) 글래스고의 아침은 춥고 어두웠다. 

붉은 벽돌의 빅토리아 시대 건물과 낡은 건물의 창틀만이 과거 세계 조선산업을 제패했던 도시였음을 흐릿하게나마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이처럼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글래스고에도 최근 들어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2006년말 인수한 두산밥콕(Doosan Bobcock)이 그 주인공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글래스고에서 남서쪽으로 30여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산밥콕에너지 스코틀랜드 본사에서는 친환경 기술 개발이 한창이었다.

▲ 영국 글래스고에 위치한 두산밥콕 스코틀랜드 본사 전경. 이곳에서는 미래형 친환경 발전설비를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마치 한적한 도심외곽의 공원을 연상케하는 본사건물은 여기가 세계적인 발전전문 회사가 맞나싶을 정도로 고즈넉했다.
 
밥콕은 지난 1881년 미국에서 밥콕&윌콕스(Bobcock&Wiclcox)로 출발한 120여년 전통의 세계적인 발전 전문 원천기술업체다.
 
1932년에는 세계 최초로 용접보일러를 제작해낼 만큼 밥콕의 브랜드는 세계 발전업계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두산밥콕은 발전소의 핵심설비인 보일러 원천기술을 보유한 세계 4개 기업의 하나다. 또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 발전용 보일러 공급실적을 가진 엔지니어링 전문업체다.

12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밥콕이 그동안 건설한 발전소의 총량은 162GW. 이는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는 발전소의 총 전력생산량의 3배 규모에 해당할 만큼 발전분야에 있어 긴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업체다.

하지만 여러 우여곡절끝에 밥콕은 지난 95년 일본 미쓰이에 인수됐다. 이후 조산과 상사를 주 업무로 하던 미쓰이가 밥콕 운영을 포기하면서 원천기술 확보에 목말라있던 두산중공업에 지난 2006년 인수됐다.

발전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던 두산중공업(034020)에 인수된 밥콕은 그동안 두산의 약점으로 평가됐던 발전 원천기술을 제공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두산밥콕은 현재 파워프로젝트(신규사업) 부문과 서비스 부문(발전소 개·보수) 부문으로 나뉘어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는 이산화탄소 저감기술 개발 등 친환경 기술연수와 실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박흥권 두산밥콕 COO(최고운영책임자·상무)는 "두산밥콕은 석탄발전소 보일러 기술 부문에 있어 세계적인 원천기술 확보기업"이라며 "전 세계에 500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 5억5000만파운드(1조1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두산밥콕 화력·원자력발전소 부품 생산공장의 모습.
박 상무는 "밥콕의 인수는 두산그룹이 인수한 많은 기업중 가장 성공적인 인수사례"라면서 "현재 두산중공업 발전부문은 아시아와 중동지역을, 두산밥콕은 유럽과 미주 등 그밖의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콕은  ▲연소기술(발전소 보일러 시설에 있어 핵심부문) ▲설계기술 ▲소재연구 ▲연료기술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R&D센터를 건립,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AD700(차세대 발전용 보일러) 개발 ▲질소산화물 감축 기술 ▲바이오매스(천연재료)를 활용한 발전소 건설기술 등 친환경에 중점을 두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력·원자력 발전소 부품 생산공장에선 근로자들이 자동화된 설비로 인해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편한모습으로 작업중이었다. 이곳에서는 주로 기존의 발전소 개·보수를 위한 파이프 등 부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콜린 웹스터 생산관리 총괄은 "경기침체에도 불구, 최근 유럽발전소들이 교체시기에 진입해 중장기적인 전망이 좋은 상태"라며 "이산화탄소 감축 규정에 따라 부품에 대한 주문이 많은 상태며 영국 원자력 시장 성장에 발맞춰 인력도 현재 170여명에서 향후 3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곳 부품공장에서는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모든 작업도구를 스테인리스로 교체했고 용접도 자동용접 시스템을 도입, 용접의 품질과 정확도를 높였다. 또 두산밥콕에서만 유일하게 생산이 가능한 보일러 부피감지 시스템 등 첨단 작업들도 함께 병행되고 있다.

▲ 두산밥콕이 자랑하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버너설비 시험장의 모습.
다음으로는 두산밥콕이 자랑하는 세계 유일, 세계 최대 규모의 버너설비 시험장. 이곳에서는 보일러의 중추가 되는 버너 설비를 발전소와 동일하게 설치,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버너 시험설비는 길이 17m, 높이와 폭 각각 5.5m규모의 총 90MW급의 버너설비다. 가스와 오일, 석탄 등 발전소를 가동하는 모든 연료를 사용해서 테스트가 가능하며 내벽에는 발전소와 유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내화벽은 물론, 화염정보 시스템도 설치돼있다.

김혁필 선임연구원은 "최근에는 연소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순산소 공급기술을 개발하기로 하고 보수작업이 진행중"이라며 "내년이면 순산소 장치가 장착된 시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두산밥콕의 심장부인 R&D센터. 이곳에서 만난 킹 박사(Dr. Les King)는 자부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R&D센터의 곳곳을 설명했다.

그는 "이곳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원재료 중 실패한 것들도 전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항상 연구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석탄과 바이오 매스 등을 모두 수집해 직접 테스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R&D센터에서는 세계 각 국에서 수집된 석탄 등의 원료들과 코코넛, 헤이즐넛 등 바이오매스의 원료들이 보관돼 있다. 또 연료에 따른 보일러 디자인 변경 등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두산밥콕 R&D센터에서 연구원들이 발전설비를 점검하는 모습. 두산밥콕은 현재 친환경, 고효율 발전용 보일러 제작을 위해 최근 R&D관련 예산을 늘려가는 등 발전기술 발전과 노하우 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울러 R&D센터 내부에는 실제 적용한 기술들을 그대로 적용한 모듈장치를 보유,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의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킹 박사는 "보일러의 온도를 높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소재 연구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두산밥콕의 미래 성장동력인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이산화탄소 감축에 전사적인 연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안 밀러 두산밥콕 사장도 "두산과 밥콕의 시너지 효과로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며 "과거에 비해 R&D투자도 5배나 증가하는 등 CCS 및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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