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한국갤럽이 지난 10월 21일부터 보름간 갤럽국제조사기구의 세계 65개국 ‘2005년 전망’ 조사의 일환으로 전국 성인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는 전체적으로 ‘비관’이었다.
◆우리 국민만 대상 두 질문
이번 조사에선 65개국 공통질문 외에 우리 국민들에게만 별도로 내년도 ‘개인 소망’과 ‘국가적 소망’을 물었다.
그 결과 우리 국민의 38%가 새해 개인적 소망으로 ‘가계 소득 증가와 경제 안정’을 꼽았다. 이는 지난해(27%)보다 1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지난해까지 줄곧 1위를 차지했던 ‘본인·가족의 건강’이라는 응답은 26%로 작년보다 3%포인트 줄었다. 그만큼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사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또 ‘취업 및 직업적 안정’(8%) ‘사업 번창’(4%) ‘본인·자녀 결혼’(3%) ‘복권(로또) 당첨’(2%) ‘집 장만’(2%) ‘가정의 화목’(2%)이 뒤를 이었다. 50대 이상이 건강(34%)을 중시한 반면 20대는 취업(15%)을 많이 꼽았다.
새해 국가적 소망에 대해서도 52%가 ‘경제안정·활성화’라고 응답했고, ‘정치안정’(17%) ‘고용증대·실업해소’ (8%) ‘부의 재분배’(3%) ‘복지제도 개선’(2%)의 순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경제적 바람은 늘어난 대신 정치안정이나 부패근절, 남북통일 등의 응답은 줄었다.
◆65개국 공통질문
세계 65개국 공통 질문 항목에선 우리나라 국민의 46%는 ‘내년에 노사분쟁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줄어들 것’이란 응답은 13%였다. 노사 분쟁 가능성에 대해 65개국 중 12번째로 비관적이었지만 지난해(2위, 56%)보다는 나아졌다. 가장 비관적 응답을 한 나라는 필리핀(61%)이었다.
직업을 갖고 있는 50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실직시 구직 가능성’에 대해 ‘시간이 많이 걸릴 것’(51.7%) ‘새 직장을 못 구할 것’(17.3%) 등 비관적 응답이 70%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55%)에 비해 1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전체 조사 국가 중 순위도 40위에서 8위로 크게 악화됐다. 고용 안정성에 대해서는 ‘실직 가능성이 있다’가 33%, ‘현 직장이 안정적’이라는 응답이 58%였다. ‘실직 가능성’을 응답한 사람이 많기로는 32위(지난해에는 39위)였다.
가장 고용 불안감이 큰 나라는 폴란드(65%)였다. 국제분쟁 증감을 묻는 질문에선 우리 국민의 47%가 ‘내년에 더 많아진다’고 응답해 ‘적어진다’(6%)는 전망을 크게 앞질렀다. 65개국 평균은 35%였다.
배성규기자 vega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