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KBS가 박민 사장의 퇴진 요구까지 받고 있다. 광복절인 15일 0시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한 데 이어 그날 밤 11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을 방영한 이유가 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KBS를 규탄하는 글과 지지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여론도 양분됐다.
| 사진=‘KBS 중계석’ 방송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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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를 규탄하는 목소리는 언론노조와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내고 있다. 언론노조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광복절 79주년이 되는 날 새벽, KBS 는 난데없이 기미가요를 방송했다”면서 “명백히 KBS의 내부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민 사장과 경영진은 ‘기적의 시작’ 방영과 관련해 내부의 끊임없는 문제 제기를 묵살했다”면서 “낙하산 박민 사장은 임기를 채울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공영방송이라는 KBS에서 광복절 첫 방송에서 기미가요가 흘러나왔다”면서 “김구 선생은 테러리스트라고 모욕하는 책까지 출간된 상황에서 서울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도 소리 없이 철거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모든 게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장악 의도에 있다고 전했다.
KBS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페이스북, 엑스(옛 트위터) 등에서는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KBS공식 홈페이지 ‘독립영화관’ 시청자 게시판에는 ‘객관성이 없다’라는 비판과 함께 ‘보고 감동 받았다’라는 상반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SNS 상에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편 KBS는 오페라 나비부인 방영에 따른 논란이 커지자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KBS는 “당초 7월 말 방송 예정이었다가 올림픽 중계 때문에 뒤로 밀려 광복절 새벽에 방송됐다”며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시의성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