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저강도 전쟁’ 전환 등 가자지구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 내각 안에서도 전후 가자지구 구상을 고심하고 있다.
|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가운데) 이스라엘 총리가 군사 브리핑을 받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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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대규모 전투작전’ 이후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안정화 단계’ 준비를 논의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안정화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수위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미국은 공격 대상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고강도’ 전쟁에서 정밀타격 중심의 ‘저강도’ 전쟁으로 작전을 전환해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설득해 왔다. 갈란트 장관도 지난주 오스틴 장관과의 대면회담에서 “임무가 달성된 모든 지역에서 점진적으로 다음 단계로 이행하고 지역 주민을 복귀시키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선 언급을 피해 왔다. 미국은 다음 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다시 이스라엘에 보낼 계획인데 이때도 저강도 전쟁으로의 조속한 전환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강경론을 유지하고 있는 이스라엘 전시내각도 속으론 ‘다음 단계’에 대한 고심이 깊다. 이스라엘을 이날 밤 각의를 열고 전후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회의를 연기했다. 미국은 하마스 축출 이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해 왔다. 특히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박멸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겨 ‘2국가 해법’(1967년 이전 국경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독립된 주권국가로 공존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게 미국 요구였다. 다만 전후 구상 논의는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 등 내각 내 극우파 반발로 보류됐다. 오츠마예후디트(유대인의 힘) 등 극우정당은 이번 기회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