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둔 카타르, 외국인 노동자 수천명 강제 퇴거

퇴거 지역 대부분 월드컵 숙소 인근
카타르 “도시 개편작업…월드컵과 무관”
  • 등록 2022-10-29 오전 10:44:40

    수정 2022-10-29 오전 10:44:4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월드컵 개막을 20여일 앞둔 카타르 정부가 수도 도하 등 인근 아파트에 머물고 있던 외국인 노동자 수천명을 강제 퇴거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 퇴거된 대부분의 아파트가 월드컵 관광객 숙소와 인접해 있어 월드컵을 위해 강제 퇴거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있는 월드컵 방문자들을 위한 숙소 시설. (사진=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는 도하의 알만수라 지역 한 건물에 사는 주민들에게 2시간 안에 집을 비우라고 통보한 뒤 강제 퇴거를 진행했다. 퇴거된 노동자 대부분은 주로 운전·일일 노동을 종사해온 자들로 알려졌다. 이들이 퇴거당한 지역에는 10동 이상 건물이 비어있고 일부는 전기가 차돤됐다.

이들은 강제 퇴거 당한 뒤 근처 지역에서 노숙을 하는 등 힘겹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이들이 퇴거당한 지역은 대부분 카타르 정부가 월드컵 방문자들에게 숙소를 대여해주고 한 지역 인근이다. 실제로 월드컵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알만수라 지역 아파트를 하루 최소 240달러에서 최대 420달러(34만~60만원)에 임대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카타르 정부는 도시 개편작업이라고 해명했다. 카타르 정부의 한 관리는 “강제 퇴거는 오랫동안 진행해왔던 종합 도하 지역 개편작업의 일환”이라며 “월드컵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강제 퇴거된 이들 모두 인근 숙소에 재수용되고 있으며 퇴거 요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인구의 85%가 외국인 노동자로 구성된 카타르는 이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다. 최근 호주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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