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nd SRE][Worst]한국토지신탁을 둘러싼 엇갈린 전망

  • 등록 2021-11-17 오전 7:03:27

    수정 2021-11-17 오전 7:03:2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신탁업체인 한국토지신탁(034830)(한토신)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가계대출 조이기까지 나서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토신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토신은 32회 SRE 워스트레이팅 40개 기업 중 15표(9.7%)를 얻으면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토신은 그동안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던 종목은 아니지만 지난 28회에는 워스트레이팅 21위, 29회에서는 18위, 31회에서는 22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20위권 안팎에 이름을 올렸다.

32회 SRE에서는 최근 부동산에 규제 지속에 대한 관심과 한진중공업(097230) 인수 등으로 관련 이슈가 이어지면서 9위까지 순위가 급상승했다.

한토신 신용등급에 대한 시장 전망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그래도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모습이다. 한토신을 선택한 15표 중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8표였다. 등급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7표로 집계되면서 시장의 한토신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현재 한토신의 신용등급은 스플릿(신용평가사 사이 신용등급 불일치)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미 지난 7월 한토신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는 A를 유지하고 있다.

한토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실적에 대한 우려다.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42억원으로 전년 동기(1147억원) 대비 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89억원으로 전년비 4.5% 줄었다.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활황이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분양경기가 침체돼 있고, 차입형 토지신탁 업황이 악화한 영향이다.

정효섭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업황 악화로 영업실적과 재무안전성이 저하됐다”면서 “재무 레버리지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미분양 사업으로 인한 대손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4243억원, 비중은 55.9%로 미분양 사업으로 인한 대손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지방 중소도시 분양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수익형 부동산 분양경기에도 불확실성이 커 차입형 토지신탁 관련 리스크 확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최근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통해 한진중공업을 인수한 점도 앞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토신은 한진중공업 인수를 위해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 합자회사에 850억원의 투자금을 납입했다.

정 연구원은 “한진중공업 인수 참여에 따른 자금 소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재무 레버리지 관리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인수 진행현황과 출자규모에 따른 재무부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토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여윤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신규 부동산 신탁회사의 시장진입에도 개발신탁분야에서 영업수익과 신탁보수 기준 1위 시장지위를 장기간 유지했다”면서 “현금 3246억원을 포함해 1년내 만기도래 자산을 6076억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비해 1년내 만기 도래하는 부채는 차입금 1450억원 등 총 1673억원으로 363%의 양호한 유동성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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