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그 지역에서 수렵 생활을 하던 이 인류에게 박쥐는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식량이었다. 야행성이고 집단 생활을 하는 특성 덕에 겨냥하기 쉬웠고 덜 위협적이라서 사냥 과정에서 다칠 위험이 줄었다. 포유류에 속하는 박쥐는 단백질 덩어리로서 인류에게 소중한 에너지원이었다.
박쥐가 왜 바이러스에 감염에 취약하고, 그럼에도 생존하는지에 대한 사실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격렬한 날개짓은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건강한 육체를 완성하고, 이로써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견딜 면역체계를 형성한다는 게 과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세계적 학술 권위지 `셀 호스트 & 마이크로브`(Cell Host and Microbe)에 2018년 실린 논문(Dampened STING-Dependent Interferon Activation in Bats)은 참고할 만하다. 논문은 박쥐가 유일하게 비행하는 포유라는 점에 주목한다. 비행에 필요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DNA를 체내에 축적하는데, 이 세포가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는 것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제 초점은 왜 인류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지로 옮겨간다. 현재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도로 진행되는 박쥐 연구는 인류에게 숙고를 던진다. 연구팀은 `박쥐는 서식지가 파괴되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대소변 배출량이 늘어나 다른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 과정에서 가축이 전염돼 인간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증명하고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