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메드팩토가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백토서팁’의 중간결과가 다음달 발표된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경우 기술수출로 이어져 메드팩토가 ‘매출 0원·영업적자’ 고리를 끊어낼 가능성이 커진다. 메드팩토의 목표는 백토서팁의 기술수출에 성공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 (사진=메드팩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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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드팩토는 오는 20일 새벽(한국시간 기준) ‘백토서팁’과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개발사 미국 머크)’ 병용임상 1b/2a 결과가 담긴 초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MSS(현미부수체 안정)형 진행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다. 포스터는 다음달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다.
업계에서는
메드팩토(235980)가 이번에 공개할 결과를 주목한다. 백토서팁이 겨냥하는 시장 규모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 1위지만 전 세계 대장암 환자의 14%인 MSI High(현미부수체 불안정)형만 커버할 수 있다”며 “백토서팁이 타깃하는 시장은 키트루다가 커버하지 못하는 나머지 86%”라고 했다.
메드팩토에 따르면 지난해 대장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68억2400만달러(약 7조6000억원)다. 세포·표적·면역 등 다양한 종류의 항암제 매출이 합산된 액수다. 이중 면역항암제 총 매출은 6억3500만달러(7140억원), 여기에서 키트루다의 매출은 3억9800만달러(4400억원)다.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 치료법이 상용화되면 MSS형 대장암까지 시장이 확대돼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대장암 치료제 시장 규모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백토서팁과 키트루다가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2018년 64억4400만달러(7조2000억원)이던 대장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8년 81억4700만달러(9조1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면역항암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7.3%에서 11.2%로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표적항암제에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면역항암제로 처방이 많이 이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메드팩토는 연내 백토서팁을 기술수출하는 게 목표다. 2019년 상장하면서 이러한 목표를 공개했다. 당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메드팩토는 올해 백토서팁 기술수출로 74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 마일스톤으로 913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봤다. 중간결과가 유의미하면 이러한 목표에도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다.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설립 후 줄곧 매출 0원, 적자를 기록해온 메드팩토의 상황도 단번에 반전될 수 있다. 메드팩토는 2018년 101억원, 2019년 132억원, 2020년 277억원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지속 확대됐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이번 학회에서 2a상의 ORR(객관적반응률), 일부 OS(전체생존기간)가 공개될 예정”이라며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