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가 20만명 가까이 늘고 있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한 기업들 중심으로 공장이 정상 가동하며 기업들의 실적 상향으로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 기업들은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를 높였다. 여기에 달러 약세 상황이 더해져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700선, 3000선도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바이 코리아’ 外人 11월만 6조원어치 쇼핑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09포인트, 1.92% 오른 2602.5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8년 1월 29일 2598.19를 기록한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2604.92까지 오르며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코스피 역대 최고점(2607.10)까지 2.18포인트 남은 상황이다.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1787조원을 기록하며 2018년 1월 29일 대비 98조원 증가했다.
이같은 강세장의 동력은 외국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23일 기준) 외국인은 6조 41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월별 외국인 순매수금액으로 보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2013년 9월에는 7조 6361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바 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외국인들이 계속 팔면서 다른 나라 대비 지수가 덜 올랐다”며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른데 괜찮은 것에 비해 주가가 눌렸던 것들이 뒤늦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적으로 자영업자들의 코로나19 피해가 크지만 상장사들이 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타격이 덜하다”며 “특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같이 업종 대표 종목을 순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6만 7800원으로 주가가 올라 1975년 코스피 상장 이후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
증권사들은 당분간 이 기세가 좀 더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년 코스피를 2650~3000선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증권 2650선 △하나금융투자 2700선 △삼성증권 2850선 △SK증권은 2900선 △흥국증권은 3000선을 제시했다.
코스피 2700선을 전망한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며 한국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올라오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 기세로 불확실성은 존재하나 주가가 최소 3개월 뒤의 상황을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은 매우 좋은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에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예산안이나 연말 또는 내년 초 종료되는 경기 부양책의 연장 여부 등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바이든 당선 이후 정치권 내 각종 불협화음으로 당장 경제 부양을 위한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추가 부양책 및 연방정부 셧다운 방지를 위한 12월 11일 이전 예산 합의 여부와 내년 1월 5일 조지아주 상원 재투표 결과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만약 부양책이 연장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취약 계층의 가계소득 감소는 불가피해진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 부장은 “12월 후부터 미국 부양책이 시장에 영향을 주며 약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세도 변수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는 총 5785만명이다. 사망자만 137만명에 이른다. 특히 미국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에 육박하는 등 누적 확진자만 1178만명이고 이 중 24만명은 숨졌다. 최석원 센터장은 “아직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결국 내년에 백신이 개발되거나 치료제가 나와야 해결될 문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