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원천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AI 기술의 적용 및 활용 방안에선 독자 노선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란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두 회사는 자체 AI 플랫폼인 ‘빅스비(Bixby)’와 ‘LG 씽큐(ThinQ)’를 각각 개발하고, 연구개발(R&D) 거점 및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21세기의 석유’라 불리는 빅데이터(Big Data) 확보에선 삼성은 연간 판매량이 5억대에 달하는 자사 기기의 활용, LG는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공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의 AI 전략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삼성의 모든 기기를 2020년까지 인공지능화하고,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다.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과의 협력보다는 독자적인 AI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9월 미국 뉴욕까지 총 6개의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열었다. 또 지난 8월 AI를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로 선정, 2020년까지 한국 등 글로벌 연구 거점에 약 1000명의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우수 인재와 기술이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 센터를 지속 확대해 AI 연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지난 9월초 뉴욕 AI 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해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며 “6개 글로벌 AI 센터들이 그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AI 원천기술 확보와 동시에 구글과 아마존, 네이버 등 국내·외 대표 IT기업들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CTO부문 산하 소프트웨어센터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고 음성·영상·생체 등 인식 기술과 딥러닝 알고리즘 등 AI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 또 올 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랩’ 산하에 ‘어드밴스드(Advanced) AI’를 신설했고, 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 인도 방갈로르,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 AI 연구 조직 등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지난 9월 18일 구글이 AI 스피커 ‘구글 홈’을 국내에 출시하는 것에 맞춰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연동 서비스도 시작했다. 한국어로 연동되는 LG 가전은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광파오븐 △로봇청소기 등 총 8종이다. LG전자는 미국과 한국, 호주, 캐나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 여러 국가로 연동을 늘려가고 있다. 또 자체 AI 기술을 탑재한 ‘LG 씽큐(LG ThinQ)’ 제품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AI 씽큐를 탑재한 제품도 올 상반기에만 에어컨, TV, 로봇청소기, 세탁기 등 6개 제품으로 늘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고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LG전자의 앞선 인공지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방형 전략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