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오륜기 가능케 한 '엣지 컴퓨팅'

IoT 발달하며 '맨 끝 단'에서 연산 능력 확대 필요해져
클라우드 부담 덜어주고 망중립성 논란에도 대안으로
  • 등록 2018-02-15 오전 7:45:00

    수정 2018-02-15 오전 7:45:00

인텔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하늘을 수놓은 ‘드론 오륜기’는 전 세계인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1218대의 드론을 동시에 한 사람이 한 대의 기기로 조종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사물인터넷(IoT)의 발전에 따라 스마트폰이나 PC, 서버 같은 제어용 기기는 물론 가전이나 드론, 자동차 등에도 ‘컴퓨터 기능’이 필요해졌다. 이른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의 등장이 시작됐다.

IoT의 확산으로 탄생한 신조어

엣지 컴퓨팅은 말 그대로 IoT 연결의 맨 마지막 단(Edge)에 컴퓨팅 기능이 접목된 개념이다. 과거에는 단순한 작동만으로 충분했던 간단한 기기들이, 이제는 스스로 연산하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요구하는 성능도 높아졌다. 이때문에 2015년을 전후해 글로벌 IT 기업들이 엣지 컴퓨팅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원래 네트워크 연결의 맨 끝에 위치하는 기기를 의미하는 엣지에 컴퓨팅 기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포함되며 개념이 보다 구체화됐다.

오륜기를 그린 드론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초기에 드론은 그저 지상에서 조종자가 내리는 명령만 수행하면 됐다. 처음 군사 목적으로 사용된 미군의 드론은 중동 어느 지역의 테러조직 기지에 폭탄을 투하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다 카메라 기능이 업그레이드됐고, 주변상황을 감지하는 센서가 부착되는 등 점차 기능이 복잡하게 발전했다. 그렇게 드론에 적지 않은 사양의 컴퓨터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엣지 컴퓨팅이 적용된 것이다. 사양은 점점 높아지고, 이제는 독자적으로 연산 작업을 수행하며 보다 복잡한 형태의 작업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인텔 직원이 동시에 수 백, 수 천대의 드론을 조종해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낸 배경에는 이런 식의 기술 발전이 작용했다.

클라우드 부담↓..망중립성 논란 해소에도 기여

엣지 컴퓨팅을 통해 동시에 여러 기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되면 여러 다양한 응용 사례가 나올 수 있다. 가령 여러 대의 드론을 이용해 톤(t) 단위의 무거운 물체를 운반할 수도 있고, 도시 전체에 설치된 가로등이나 스피커를 통해 치안 유지나 사회복지 서비스, 교통 안전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각 기기마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하면 기기들이 사용자의 편의를 높여주는 작업을 알아서 수행할 수도 있다. 가상화 부문 선도업체인 VM웨어는 ‘2018년 IT 7대 전망’ 중 하나로 인공지능의 급성장을 꼽으며 “지능형 엣지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자율주행차, IoT 엣지 디바이스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엣지 컴퓨팅의 발전은 현재 점점 네트워크의 부하가 높아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는 IoT의 구현 방식이 ‘엣지’에서 온 정보를 클라우드로 보내 이를 다시 AI로 분석한 뒤 실행하는 구조인데, 이를 엣지 단계에서 어느 정도 처리할 수 있다면 부담을 분산시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서는 현재 미국 등 여러 곳에서 논란이 되는 ‘망 중립성’ 화두와 관련해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상당한 양의 데이터 송·수신에 따른 네트워크 부담이 망 중립성 논란을 촉발시킨 요지인데, 엣지 컴퓨팅이 이 부분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엣지 컴퓨팅 구조 개념도.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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