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의 올해 1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8조7142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1049억원 줄었다. 전월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15년 6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안심전환대출을 유동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순수히 대출수요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9128억원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신한은행도 6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6개 은행 중 유일하게 우리은행만 803억원 늘었다.
지난달 말 6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도 111조7289억원으로 작년 12월 말에 비해 3016억원 쪼그라들었다. 전월 2494억원 줄어든 데 이어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438건으로 1년 전에 비해 28% 줄었다. 전월 9413건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가격 역시 주춤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1월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0.02% 올라 전월 0.07%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11.3 부동산 대책 시행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이 가운데 은행의 대출태도는 깐깐해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0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27에 비해 하락한 것이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봄 이사철이 되면 실수요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날 수 있지만 예년만큼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면서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정부의 규제책과 금리인상, 불투명한 주택시장 전망이 더해지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다”며 “올해에도 주담대가 많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