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원유·구리값에 증권사 원자재상품 출시 `박차`

원자재 기초자산 DLS규모 전월比 7배 급증
원유·구리 연동 ETN 상장 늘어날 듯
  • 등록 2016-12-12 오전 6:50:00

    수정 2016-12-12 오전 6:5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유,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증권사들도 투자수요 증가에 맞춰 관련 투자상품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등의 발행이 늘어날 조짐이다. 일부 증권사에선 관련 DLS 발행을 확대하거나 상장지수채권(ETN) 상장 등도 계획하고 있다.

“유가가 반토막 나겠어?”…1년만기 8%대 DLS도 나와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발행규모가 지난달 425억3000만원을 기록해 한 달전에 비해 무려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6월 520억원 발행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듯 했으나 지난달부터 급증세를 보인 것이다. 실제 DLS 발행에 적극성을 보였던 NH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한 달새 발행액이 9배나 급증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나 브렌트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발행된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 등에 유가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올초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26달러 수준까지 폭락했으나 최근 들어 5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생산량은 9690만배럴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원유 수요는 9627만배럴이라 공급과잉 규모가 63만배럴로 축소됐다”며 “OPEC이 감산을 할 경우 내년 세계 원유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통상 DLS의 낙인 배리어는 50~55% 수준인데 유가가 현재 50달러 수준에서 떨어져봤자 올초처럼 20달러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최근엔 NH투자증권에서 WTI와 브렌트 선물에 투자하는 1년 만기 연 8.4% 수익률의 DLS 상품도 나왔다. 발행 후 4개월부터 매 1개월씩마다 조기 상환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대다수 DLS상품의 만기가 1년으로 통상 3년 만기로 발행되는 주가연계증권(ELS)보다 짧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NH證, 구리 DLS 출시 준비…삼성證은 ETN 상장 계획

이처럼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뛰다보니 현재 원유 중심으로 돼 있는 DLS 상품의 기조자산을 다른 원자재까지 다변화하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NH투자증권은 구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DLB, 파생결합채권)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구리 가격은 연초 톤당 4400~5000달러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590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광산업체들의 생산량 증가율은 둔화되는 반면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덕에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구리 값 상승세는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원자재 관련된 ETN 상장 대부분을 신한금융투자가 점유하고 있지만 내년부턴 타 증권사들도 원자재 관련 ETN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지까지 (거래소에 상장한) ETN 중 원자재 관련한 상품은 없었지만 내년엔 관련 상품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원자재 ETN 출시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거래소에 상장된 신한구리선물ETN(H)는 한 달 새 12.4% 상승했고 신한천연가스선물ETN(H)도 34.8% 급등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현재 수준에서 투자해도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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