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선 빼고 힘 더하니 매출 곱하기

무선청소기 시장 가파른 성장세
흡인력 강해 로봇청소기 인기 대체
LG전자 판매량 전년대비 2배
  • 등록 2016-02-25 오전 6:00:00

    수정 2016-02-25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인기가 약한 흡입력 등으로 떨어지면서 기존 청소기와 흡입력은 비슷하면서 선을 없앤 무선청소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과 2015년 무선청소기 판매 성장률은 각각 전년대비 13.1%와 12.6%를 기록했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2014년에 전년대비 15.9%, 2015년 12.7%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LG전자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LG전자 제공)
업체별로는 LG전자(066570)의 무선청소기 판매량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코드제로 침구킹(침구청소기)’를 시작으로 2014년 코드제로 핸디스틱, 2015년 코드제로 싸이킹 등 무선 청소기 모델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코드제로 시리즈는 최근 1년간 약 20만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연간 유선과 무선청소기를 합해 약 50만대, 로봇청소기가 20만대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프리미엄급 제품을 주로 출시하는 해외 업체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일렉트로룩스는 지난 2015년 31.1%의 성장률을, 다이슨은 전년대비 400%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무선청소기가 뜨고 로봇청소기가 지고 있는 것은 우선 흡입력 때문이다.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청소해준다’는 편리함은 있지만, 크기가 작아 일반 진공청소기보다 흡입력이 약한 편이었고 청소시간도 길었다. 모서리 먼지도 모두 빨아들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로봇 청소기를 돌린 뒤 일반 청소기를 다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유선청소기와 흡입력이 동일하면서도 선을 없애 이동상 불편함을 줄인 무선청소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로봇보다는 무선청소기를 구매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무선청소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G전자가 지난해 호주에서 ‘가장 흡입력 센 청소기’라는 다이슨의 광고 문구를 허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2014년 무선청소기 코드리스를 출시한 뒤 시장에 본격 진입하지 않은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신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소기 시장은 당분간 무선 스틱형태를 위주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업체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룩스의 에르고라피도 텅스텐(왼쪽)과 다이슨의 V6플러피 헤파(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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