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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웰빙(Wellbeing) 트렌드로 인해 극심한 경영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가 야심찬 턴어라운드 계획을 공개한다. 새롭게 맥도날드를 이끌고 있는 스티브 이스터브룩 최고경영자(CEO)에게도 가장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최근 10여년만에 최악의 매출 부진을 경험하고 있고 이스터브룩 CEO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3월 전격 기용됐다. 맥도날드의 어려움을 안방인 미국시장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해 미국내 동일점포 매출은 2.1% 줄어 지난 2000년 이후 14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아직도 맥도날드의 턴어라운드 계획에 기대를 갖고 있다. 오는 4일(현지시간) 계획 발표를 앞둔 기대감에 지난 1일 뉴욕증시에서 맥도날드 주가는 두 달만에 최대폭인 3.1%나 올랐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4일 오전 동영상 메시지를 공개한 뒤 성명서를 통해 턴어라운드 계획을 밝힌 뒤 이스터브룩 CEO가 직접 컨퍼런스콜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맥도날드를 구할 소방수인 이스터브룩 CEO가 들고 나올 대책에 관심을 쏟고 있다.
부동산 줄이고 프랜차이즈 늘린다
우선 부동산을 처분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앞서 지난 3월 헤지펀드 주주인 래리 로빈스는 맥도날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운데 최소 200억달러 어치를 떼어내 리츠(부동산투자신탁)에 넘길 경우 주당 25달러 정도의 기업가치 증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리프랜차이징(=프랜차이즈 확대)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맥도날드 차원에서도 이런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현재 직영으로 운영하는 매장 1500곳을 프랜차이즈로 전환한다는 것. 마크 캘리노스키 제니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맥도날드는 미국과 해외에서 매장을 대거 프랜차이즈로 전환해 실적 개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경쟁사인 버거킹이 이같은 방식으로 성공한 점을 차용할 가능성이 높다. 버거킹은 최근 미국과 캐나다내 7300여개 매장 가운데 1%만 빼고 모두 프랜차이즈로 전환했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전체 3만6000개 매장 가운데 10% 이상을 직영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본사는 70%의 건물과 45%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 총 가치는 257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프랜차이즈 매장을 춤추게 하라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본사와 프랜차이즈와의 관계 회복이 급선무다. 최근 제니캐피탈마켓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사업주들은 사업장 사업 전망과 본사와의 유대감에 모두 최근 10여년만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메뉴 줄이고 고급 이미지 심는다
끝으로 메뉴 개선 계획이다. 이스터브룩 CEO는 최근 미국내 모든 매장에서 판매하는 치킨 메뉴에 항생제를 쓰지 않는 닭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달말부터 쇠고기 패티를 사용하고 3분의 1파운드(약 150그램)로 무게를 늘린 새로운 메가 버거를 한시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서로인 써드 파운드 버거’라는 이름을 붙인 이 새로운 버거를 4.99달러(약 5500원)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책정해 경쟁사들의 프리미엄 버거에 대항할 계획이다. 실제 하루 전인 지난 6일에는 웬디스가 5.49달러 짜리 새 메뉴인 ‘할리피뇨 프레스코 스파이시 치킨 샌드위치’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버거 경쟁에 불을 당긴 바 있다.
현재 맥도날드는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등이 몸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라는 나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값이 싼 제품 중심으로 메뉴를 단순화하고 건강에도 좋은 웰빙 메뉴를 새롭게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1분기중에만 7개 샌드위치 메뉴를 없앴다. 그러나 지난 2007년에 비해 현재 메뉴는 40개 이상 늘어나 있다. 메뉴 수를 줄이고 인기있는 메뉴에 집중하는 전략이 핵심이다.